“이번 파업에서도 CBS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CBS의 유능한 기자와 PD들은 결국 CBS에서 희망을 찾지 못하고 떠나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CBS는 다시는 예전의 명성을 되찾지 못하겠죠. 그러나 사측이나 교회나 이런 위기의식이 없습니다.”
CBS 파업이 6개월을 넘어서며 언론계 안팎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전 시사자키 진행자이자 현재 ‘CBS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간사를 맡고 있는 정태인 씨도 “CBS의 장점은 힘없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대변해왔다는 것”이라며 권호경 사장의 충성편지 사건 등으로 ‘CBS 정신’이 훼손되는 것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C사모와 언론노조를 중심으로 최근 30여 개 시민사회단체가 CBS정상화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를 구성했는데.
“노사간 대화를 통한 해결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기 때문에 시민사회단체가 나선 것이다. 공대위가 요구한 것은 ▷임금협상을 성실히 하라는 것과 ▷해고자를 원상복귀 시키라는 것 그리고 ▷객관적인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권 사장은 대화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
-이같이 파업이 장기화되는 이유가 어디에 있다고 보나.
“CBS 문제는 일단 노사 문제지만 중심에 교회가 있기 때문에 상식 선에서 해결이 나지 않는다. ‘신권에 도전한다’는 의식을 목사 대부분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아무리 권사장의 비리가 드러나고 노조가 파업을 해도 목사들로 구성된 재단이사회는 전혀 움직이지 않는다. 또 통상적으로 파업을 하면 생산물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회사도 타격을 입고 그에 따라 협상이 이루어지는데, CBS는 질과 상관없이 방송광고공사에 의해 광고가 들어오기 때문에 버티기 작전을 펼치는 것 같다.”
-결국 CBS 문제는 재단이사회와 떼어놓고 볼 수 없는데.
“재단이사회는 각 교단이 파견한 이사들로 구성돼 있는데 이 중 3대 메이저 교단인 기독교장로회, 기독교감리회, 예수교장로회가 파견한 목사들이 돌아가며 CBS 사장과 기독교서회, KNCC 총무자리를 맡고 있다. 이같은 구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해도 해결책이 간단하지가 않다고 본다. 또 이 가운데 방송이나 경영에 대해 아는 사람이 있을 리도 없다.”
정 간사는 “노조원들은 이번 기회에 CBS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자는 신념으로 6개월 째 월급 한푼 못 받고 정말 어려움 싸움을 하고 있는 데 사측이나 재단이나 전혀 움직이지않고있다”며 “재단이사회가 나서서 99년 파업 때 합의하고도 지금까지 지켜지지 않고 있는 정관개정 작업을 하고 CBS가 살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