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기자단과 인터넷신문 오마이뉴스가 갈등을 빚으며 정부부처와 주요기관 등의 기자실 문제가 화제로 떠올랐다. 오마이뉴스는 기자실의 완전개방을 외치고 있고 일부 시민단체에서는 기자실의 폐해가 크다고 주장하며 아예 폐지론까지 내세우는 실정이다.
시민단체가 주장하는 기자실의 문제는 기자단이 기득권에 얽매여 신생 언론사와 정보 수요자 취재처 접근을 가로막고, 관급기사에 안주해 비판과 견제의 역할을 제대로 못하며, 촌지·향응 등 비리의 온상이 되고 있다는 것 등이다. 시민단체의 이런 주장 중 일부 귀담아 들어야 할 부분은 있다. 그러나 동시에 다른 부분은 현실과 상당한 거리가 있다고 본다.
정부 발표 등에 신경을 쓰는 것만 해도 그렇다. 그것은 정부부처 등의 정책 발표 하나하나가 국민 생활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지 관에 조종되기 때문은 아니다. 또한 기자들이 기자실에 주저앉아 관이 주는 기사만 챙기는 것도 아니다. 그렇게 만든 뉴스와 비판과 견제의 역할을 충실히 하기 위해 구석구석을 탐사하며 만든 보도는 질적으로 크게 차이가 난다. 그게 매체의 영향력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오늘도 기자들은 치열하게 경쟁을 하고 있다. 스트레스로 병을 얻어 유명을 달리하는 기자들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출입기자단에 대한 촌지나 향응도 많이 사라졌다. 나아가 기자들이 받는 것이 아니라 주고 있기도 하다. 상당수 언론사가 취재원과 식사를 하면 기자가 부담하라며 취재비를 지급하고, 법인 카드를 주는 곳도 있다. 한 중앙일간지의 8년차 기자는 출입처 취재원과의 식사비로 매달 50만원 이상을 쓴다고 털어놨다.
기자실의 순기능도 있다. 일종의 감시기구가 가까이 있기에 무언의 압력이 작용한다. 기자들에게 널리 알리지 않은 사안인데도 정부기관 등에서 자진해서 기자실에 나와 잘못을 말하고 이를 고치는 모습을 우리는 간혹 경험했다.정보차단 및 독점도 거의 모든 정부기구나 기업들이 기자실에 내는 보도자료를 인터넷에 띄우는 마당에 설득력 있는 말은 아니다.
이런 점에서 지금 당장 기자단을 해체하고 기자실을 없애라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본다. 그러나 정보공유의 기회는 넓힐 필요가 있다. 기자실과는 별도의 브리핑룸을 만들어 여기에는 출입의 제한을 두지 않는 것 등이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왜 지금 기자실 폐지론이 힘을 얻는지 곱씹어봐야 한다. 그리고아직도 기자사회 일각에 도사리고 있는, 권력남용을 없애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최근 한 기자단 해외시찰에서 일부 기자들이 예정에 없던 골프를 요구해 친 것은 대표적인 사례다. 신생 언론사의 기자단 진입을 제한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언론사 및 기자로서의 자질에 관한 것이라면, 마찬가지로 이같은 비리 행태를 보인 기자들도 기자단에서 제재조치를 취해야 형평에 맞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