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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 기자들 삼성 기사 축소에 반발

박주선 기자  2001.04.21 10: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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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보도 소극적 비판`…`‘특수관계’ 영향 의혹 제기

학내분규 ‘학생 잘못’ 부각 기사도 구설



동아일보가 17일자 ‘국세청의 삼성 이재용 씨에 대한 증여세 추징’ 관련 보도와 ‘과격 학내분규 상아탑 멍든다’ 기획보도를 둘러싸고 사내에서 축소, 편파보도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동아일보는 국세청의 이재용 씨 증여세 부과 사실을 이날 다른 신문들이 1면 주요기사나 2면 머릿기사 등으로 크게 보도한 데 비해 경제면에 2단으로 작게 처리했다.

보도가 나간 직후부터 노조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축소 보도에 대한 문제제기와 편집국장의 해명 요구가 잇따랐다. 특히 삼성 관련 기사의 축소에 대해 김병관 명예회장과 이건희 삼성 회장이 사돈이라는 특수관계가 보도에 영향을 미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한 기자는 “외압보다는 평소 삼성 관련 보도에 대해 소극적인 입장을 보였던 것과 같은 맥락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한 부장은 “삼성과의 특수 관계 때문에 좀 더 신경을 썼어야 하는데 오해를 살 만한 보도였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이와 관련 고승철 경제부장은 “편집자의 판단에 따라 기사 크기가 결정됐으며, 편집자의 판단에 이의가 없다”며 “기사의 가치 판단은 각사마다 다를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같은 날 1면 머릿기사와 3면 관련기사로 보도된 ‘과격 학내분규 상아탑 멍든다’ 제하 기획 기사도 구설에 올랐다. 특히 ‘재단-교수-학생 모두 막무가내’ 제하의 초판 기사가 시내판에서 ‘일부학생 학사 극렬개입 사태악화’로 바뀌면서 문제가 됐다. 초판에서 학내분규의 원인에 대해 재단과 학생측 모두 문제가 있다는 보도내용이 시내판에서 “문제는 학생들이 무작정 학사행정에 개입하려 하거나 막무가내식 주장을 펼치는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며 학생들의 문제를 부각시키면서 편파보도 시비를 야기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편집국 한 간부는 “기사의 전체적인 방향이 바뀐 것이 아니라 기사를 보완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한편 노조(위원장 홍은택)는 “이같은 사안이 재발하지 않도록 공정보도를 위한 제도적 보완 장치를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박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