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의 미디어비평 프로그램이 제대로 정착하려면 방송종사자들의 자율권을 보장할 수 있는 편성규약이 제정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시청자연대회의가 26일 방송회관 3층 회의실에서 개최한 ‘미디어간 상호비평의 전망’ 토론회에서 ‘방송의 미디어비평, 꼭 필요한가’를 발제한 최영묵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제작자의 자율권이 철저하게 보장되지 않는다면 미디어 비평은 정치적 상황 변화에 따라 단명할 가능성이 크다”며 “신문은 편집권 독립, 방송은 편성규약 제정을 통한 편성·보도·제작의 공정성과 독립성이 전제될 때 신문과 방송의 건전한 상호비평이 자리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최근 MBC가 매체비평 프로그램을 신설한 것과 관련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고 있는 신문에 대한 방송의 비평 부재가 기형적인 한국 언론시장의 고착화에 기여했다”며 “신문 등 문자 미디어를 중심으로 진행되던 미디어비평이 방송에서 정례화되는 것은 미디어 비평의 확산이라는 차원에서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방송의 신문비평이 활성화하려면 ▷타방송사와 자사 보도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할 수 있어야 하고 ▷시청률에 휘둘려 표피적인 인상비평에 그쳐선 안되며 ▷방송편성의 자율권이 보장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토론자로 나선 이상훈 방송진흥원 책임연구원은 “MBC의 매체 비평은 방송의 공익적 영역을 확보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논평과 시각이 대동소이했던 신문도 상호 비평을 통해 독자적인 색깔을 드러내 독자들의 선택 폭이 넓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한성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방송모니터위원장은 “우리 언론이 다양한 시각에서 다양한 문제들을 충실히 다룰 수 있는지 스스로 비판할 때 미디어 비평의 올바른 역할이 가능할 것”이라며 “실물과 실명을 거론하는 비평을 활성화시켜 언론인 스스로 자신의 사회적 소임을 되새길 수 있는 기회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