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들의 방송접근권을 보장하려는 취지로 방송법상 월 100분 이상 편성하도록 돼 있는 KBS 시청자참여프로그램 ‘열린채널’이 5월 첫 방송을 앞두고 프로그램 접수가 저조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과 참여 의지가 높은 단체들도 인력과 재정난으로 실질적인 제작에 돌입하지 못하고 있어 ‘미디어센터’ 건립 등 지원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KBS는 이달 초 심의와 제작비 지급 방식 등을 담은 ‘운영지침’을 확정, 30일 봄개편과 함께 매주 토요일 4시 30분부터 30분간 영상물 1편씩 방송할 예정이다. 하지만 26일 현재 KBS에 접수된 프로그램은 여성연합이 제작한 호주제 폐지 문제를 담은 영상물과 KNCC가 제출한 중간 제작물, 개인 VJ가 제작한 영상물 등 모두 3편. ‘시청자참여프로그램 운영협의회’를 거쳐 방송 열흘 전까지 편성국에 제출해야 하기 때문에 5월 5일 첫 방송은 불가능하다.
현재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는 단체도 손에 꼽을 정도다. 민주노총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문제를 담은 영상물을, 전국농민총연맹이 농가부채 문제 등을 담은 영상물을 제작하고 있으며 언론개혁시민연대,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여성민우회 등은 기획안 마련과 내부 제작팀 구성을 고민하는 수준이다.
권영준 시청자참여프로그램 시민사회단체협의회 사무국장은 “일반 시청자나 시민사회단체들이 프로그램을 제작할 준비나 역량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초기엔 당연히 시행착오를 감수해야 한다”며 “제작능력이 없는 단체들은 주변 전문가나 제작집단의 도움을 받고, 장기적으로는 단체가 자체 제작능력을 갖추기 위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국장은 또 “방송이 시작되면 자연스럽게 홍보가 이뤄지고 ‘열린 채널’에 대한 상도 명확해져 시청자들과 단체들의 제작에도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따라서 시민단체들은 시청자 참여프로그램을 활성화하려면 시청자들의 미디어 제작활동을 뒷받침할 ‘미디어센터’의 건립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송덕호 민언련 대안TV 대표는 “개별 단체에게 말로만 제작을 독려해선 안된다”며 “단체별로 제작진을 연결해주는 ‘제작지원단’이나 방송위원회가 구상하고 있는 미디어센터의 건립 등 시스템을 갖추는 일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현재 방송위원회가 구상하고 있는 미디어센터는제작·편집시설, 영상자료실 등 전반적인 제작 시스템을 갖추고 미디어 교육 등을 담당할 계획이지만 자금 확보 등의 문제로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