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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SBS`입장 "언론`정략이용`심각하다"공감

KBS`"지켜보겠다"…SBS`"언론매도`중지하라"

서정은 기자  2001.04.28 11:2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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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의 ‘정권 나팔수’ 발언으로 MBC와 한나라당의 갈등이 최고조에 이른 가운데 함께 지목됐던 KBS는 별다른 공식 대응을 보이지 않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KBS는 한나라당의 언론관이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는 점에 공감하면서도 일단 맞대응은 피한다는 방침이다. 보도국 한 간부는 “한나라당 의원들의 발언이 지나치게 거칠고 공영방송에 대한 시각도 상당히 왜곡돼 있지만 똑같이 공격적으로 맞대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 뿐더러 얻을 것도 없다”며 “사태 추이를 지켜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한나라당의 ‘정권 나팔수’ 발언 다음날 MBC가 9시 뉴스데스크에서 이를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선 뒤 KBS 정치부 기자들은 대책 회의를 열고 이 문제를 논의했다. 정치부 한 기자는 “일각에선 MBC처럼 보도를 통해 공세적인 반박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지만 신문과 신문, 신문과 방송간의 흙탕물 싸움이 계속되고 있는데 우리까지 발을 담궈선 안된다는 의견이 더 많았다”고 전했다. 보도국 한 기자는 “우리가 한나라당을 반박하고 나서면 마치 KBS가 정부를 지지하는 식으로 왜곡될 소지가 다분한 형국”이라며 “권력감시자로서 보도의 중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 이처럼 정치권의 정쟁 속에 마구잡이로 휘둘리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편 SBS도 한나라당에 대해 비이성적인 언론 매도를 중지하라고 촉구했다. SBS 노조는 24일 성명을 내고 한나라당이 ‘신문고시와 관련 SBS가 4꼭지를 보도한 반면 공영방송인 KBS와 MBC는 9회씩 보도해 권력의 나팔수 역할을 했다’는 주장에 대해 “마치 SBS 뉴스가 한나라당과 같은 입장에서 보도한 것처럼 비교한 것은 매우 불쾌하고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또 “방송이 독자적 판단으로 보도한 것을 횟수만 가지고 아전인수격으로 왜곡하는 것은 방송사의 명예를 훼손하고 언론의 독립성과 편집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