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금을 깬 것도 모자라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고, 자녀들의 학자금과 분유값을 마련하지 못해 집회와 농성 틈틈히 야간경비에 나서야 하는 CBS 조합원들의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지면서 언론계 동료들이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7개월을 넘어선 장기파업으로 힘겨운 생계의 고통을 감내하고 있는 CBS 동지들의 짐을 나누고 하루빨리 사태가 해결될 수 있도록 힘을 모으자는 절박한 상황 인식이 공감대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
SBS 노조(위원장 박수택)가 먼저 십시일반에 나섰다. 1인당 1만원 정도를 매월 급여에서 일괄 공제해 파업이 끝날 때까지 CBS 노조에 전달하기로 뜻을 모은 것이다. 노조 집행부와 대의원들은 “작은 정성이지만 CBS 동지들을 향한 언론 노동자들의 깊은 경의와 연대를 보여주자”며 조합원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SBS 노조의 이같은 ‘작은 정성’은 전국 단위의 지원운동으로 번지고 있다. SBS 노조가 CBS 조합원들의 절박한 생계 문제를 해결하는데 전국 언론사 노조가 함께 나설 것을 제안하면서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최문순)도 동참의사를 밝힌 것. 언론노조는 전국의 언론사 노조 사무실에 모금함을 마련해 생계 지원활동을 벌이기로 결의하는 한편 다시 한번 CBS 사태를 대대적으로 알려나갈 계획이다.
SBS 노조 박수택 위원장은 “전국 언론사 노조원들이 1인당 매월 5천원에서 1만원씩 동참하면 약 1억원을 모을 수 있고, 이는 파업중인 CBS 조합원 205명에게 매달 1인당 50만원을 지원할 수 있는 규모”라며 “언론노조 동지들의 뜨거운 동참은 CBS 동지들에게 용기를 주고 CBS 사측과 재단에겐 노조 고사 음모가 더 이상 불가능하다는 강력한 메시지가 돼 방송 정상화를 앞당기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