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발표된 프리덤하우스 보고서와 통계청 사회통계조사자료를 기사화 하면서 일부 언론이 자사·자기 매체의 입장에 따라 편의적인 보도를 하고 있다.
▷프리덤하우스 보고서=지난달 30일 미국 인권단체 프리덤하우스가 밝힌 우리나라의 언론 자유도는 27점. 신문이 2점 향상된 16점을, 방송이 2점 하락한 11점을 받아 지난해와 똑같은 점수를 얻었다. 이 점수는 3개의 언론자유 등급 중 ‘자유로운(free)’그룹으로 분류되며 다시 2개의 등급으로 나뉜 ‘자유로운’그룹 중에서는 2등급에 속한다. 한국과 함께 2등급에 속한 나라는 프랑스, 일본, 영국, 이탈리아 등이다.
조선과 중앙은 ‘언론자유 2군’ ‘언론자유 2등급 유지’ 등의 제목으로 보도했다. 그러나 기사 본문에는 전체 등급분류기준에 대한 설명을 하지 않아 한국의 언론 상황에 문제가 있다는 쪽으로 독자들을 유도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동아는 같은 날 기사에서 ‘정치적 압력 여전히 높아’라는 제목으로 보도했다. 이 기사는 별다른 부연 설명 없이 ‘세무조사 등의 상황이 보고서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밝혀 이같은 상황을 감안했을 경우 평가가 더욱 낮아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중앙은 2일자에서 보고서가 언론인 피해 사례로 꼽은 자사 기자의 청와대 출입 정지 사건을 소개하면서 보고서에 없는 문구를 덧붙였다. 보고서는 “6월에 한 기자가 남북대화에 위협적으로 보이는 기사를 썼다는 이유로 정부기관으로부터 출입을 금지 당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앙은 인용된 문장의 말미에 “…로부터 출입이 금지됐던 것은 명백한 언론피해 사례“라는 부분을 임의로 덧붙이기도 했다.
반면 대한매일과 한국은 ‘신문 향상·방송 악화’라는 사실 전달 위주의 제목을 달았으며 한겨레는 ‘자유로운 그룹’에 포함된 사실을 제목으로 뽑았다.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은 3일 성명을 내고 “조선, 중앙, 동아일보는 언론자유가 향상되었지만 오히려 여전히 뒤떨어진다는 제목으로 왜곡 보도했다”며 이같은 보도를 ‘자사의 입맛에 맞는 편집과 제목’이라고 비난했다.
▷통계청 사회통계조사=각 신문과 방송은 통계청이 발표한 ‘2000년 사회통계조사’를 자기 매체에 유리한 방향으로 자료를 해석해 보도했다. 통계청의 사회통계는 4년마다 실시하는 국민 문화·여가 생활 조사.
KBS는 1일 9시뉴스에서 이 자료를 보도하며 ‘신문보다 TV,드라마보다 뉴스’라는 자막을 내보내고 “4년전에 비해 TV시청시간은 20분 늘어나고 신문구독률은 7% 줄어들었다”고 보도했다.
같은 자료를 두고 2일자 신문은 ‘학력 높을수록 TV 적게 봐’(조선), ‘대졸이상자 신문구독률 93%(한국) ‘신문보도에 만족 52%’(중앙) 등으로 보도했다. 매일경제는 ‘신문 경제기사에 가장 관심’이라는 제목으로 보도했다.
또 TV 시청인구가 늘어난 것에 대해 대한매일, 세계, 조선, 중앙, 한겨레, 한국 등의 신문은 ‘틈만 나면 TV시청’ ‘휴일엔 TV보고 책 멀리해’ 등의 제목을 달아 독서인구 감소를 우려했다. 김 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