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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코리아대회 중계 올해로 끝낸다

박미영 기자  2001.05.04 21:4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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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코리아 중계를 놓고 고민에 빠졌던 MBC가 한국일보와의 계약을 이유로 27일로 예정된 이번 대회까지만 방송을 하고 내년부터는 계약 연장을 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

MBC는 지난해 김용운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국회에서 미스코리아 대회 생중계를 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데 이어 그동안 시민단체 활동과 공익성을 강조해온 김중배 사장의 취임으로 미스코리아 대회 생중계 여부를 놓고 고민을 해왔다. 한국일보와 지난해 2년 계약을 연장한 상태여서 대회 직전에 계약을 파기할 경우 상당한 액수의 위약금을 물어야 할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MBC 예능국 장태연 부장은 “한국일보와의 계약을 파기할 수 없어 올해까지는 방송을 하기로 했지만 사회자의 멘트나 카메라의 위치 등에 보다 신경을 써 여성의 성 상품화 여지를 줄이고 ‘내면의 미’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88년부터 10년 넘게 대회를 생중계 해온 MBC가 이같은 결정을 내린데는 김중배 사장의 소신이 크게 작용했다. 실제 김 사장은 최근 제작진에게 “미스코리아 대회 생중계에 대한 부정적 견해가 많고 공영방송인 MBC가 하기에는 부적절하다”는 견해를 전달하기도 했다.

더욱이 김 사장이 취임하면서 방송 중단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자 MBC 안팎에서도 방송중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지난달 27일에는 여성단체 대표들이 김 사장을 면담하고 방송중단을 요구했으며 노조도 노사협의회를 열고 방송중단을 요구했다.

MBC는 이에 앞서 지난해 6월 김용운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국회에서 “MBC가 연례적으로 하는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생방송이 여성의 성상품화를 부추기고 방송의 공공성에도 위배된다”며 방송중단을 요구하는 국회의원들의 질의에 “내년부터 생방송을 중단하겠다”고 공언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당시 각 언론은 “MBC가 내년부터 미스코리아 대회를 중계하지 않기로 했다”고 확정적으로 보도하기도 했다. 박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