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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정일용 연합뉴스 논설위원

"북한 잘 하면 제대로 평가해야죠"

김 현 기자  2001.05.04 21:5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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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후 5시 연합뉴스 논설위원실. 정일용 논설위원은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페르손 스웨덴 총리의 기자회견을 토대로 연합시론의 집필을 막 마쳤다.

“순간순간 판단하는 기사와 달라서 각자의 입장을 따져볼 것도 많고… 생각보다 어렵더군요.”

북한부 기자 생활 11년. 노조위원장을 맡은 1년을 빼고서도 꼬박 10년을 북한 전문기자로 뛰어온 정 위원이 지난달 30일 논설위원실로 자리를 옮긴 뒤 쓴 첫 시론이다.

민족뉴스취재본부 북한부 차장에서 논설위원이 된 정 위원의 이번 인사는 남북 화해시대에 걸맞는 연합시론의 전문성을 갖추겠다는 사측의 생각이 반영됐다는 평이다.

북한문제의 전문성에 있어 우리 언론의 칼럼 수준을 묻는 질문에 정 위원은 대뜸 ‘보수적’이라는 말을 꺼냈다.

“미국이 강경한 MD 정책을 펴는 반면 북한은 오늘 2003년까지 미사일 시험발사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어요. 이럴 땐 북한도 평가를 해줘야지요. 미국은 무조건 좋은 편이고 북한은 나쁜 편이라는 이분법적인 사고에서 벗어났으면 좋겠습니다. 내일자 신문 사설을 눈여겨볼 겁니다.”

전문 기자가 쓰는 전문 분야의 시론, 정 위원의 칼럼도 연합 내부의 시선이 모아져 있기는 마찬가지다.

“부담이 가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시론도 기사라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정보나 시각을 제공하는 참신함이 있어야지요. 제 글이 소강 상태에 있는 남북 대화에 보탬이 된다면 더 바랄게 없겠습니다.”

칼럼에 대한 각오는 다부져도 연합뉴스에서 15년간 기사를 고쳐가며 속보를 만들어 온 습성은 쉽게 버리지 못하는 모양이다. 첫 시론을 다 쓰고 났을 때 페르손 총리 방북과 관련한 추가 팩트가 들어왔다.

“시론 다시 쓸까요?” 정 위원은 퇴근하는 논설실장에게 물었다.

돌아온 답변은 “내일 쓰면 되지 뭐.”

정 위원은 “역시 곰곰히 따져볼 게 많은 것이 시론”이라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결국 정 위원의 첫 시론은 다음 날 오후 2시가 넘어서야 연합뉴스 기사망에 떴다.

칼럼 제목은 ‘북한의 러브 콜, 무시말아야’ 였다. 김 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