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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국가조찬기도회 생중계 물의

박미영 기자  2001.05.12 09:3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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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파업사태가 8개월째 계속되고 있는 CBS가 노조와의 합의를 깨고 국가조찬기도회 생중계를 강행해 또다시 노조의 반발을 샀다. 10일 서울 힐튼호텔에서 열린 국가조찬기도회에는 김대중 대통령이 참석, 지속적인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으며 권호경 사장을 포함해 여야 정치인과 교계인사들이 대거 참여했다.

CBS는 지난 98년 ‘공정방송을 위해 국가조찬기도회는 특별한 사정에 의해 노사합의를 거친 경우를 제외하고는 생중계하지 않는다’는 합의에도 불구하고 노조와 아무런 협의 없이 이번 국가조찬기도회를 생중계 편성했다.

노조(위원장 민경중)는 이와 관련 8일 성명을 발표하고 “노조와의 합의를 깨고 국가조찬기도회 생중계 결정을 내린 것은 8개월 동안 무노동 무임금 상태에서 처절한 파업을 벌이고 있는 노조를 아예 무시하겠다는 처사”라며 “국가조찬기도회 생중계 결정을 즉각 취소하라”며 강력 반발했다. 노조는 이 성명에서 “권 사장이 노사합의사항을 어기면서까지 국가조찬기도회를 생중계 하려는 것은 방송을 이용해서 권력에 아부하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노조는 또 4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CBS 공동대책위원회의 중재로 9일 노사 공정방송협의회를 갖고 ▷공식 사과 ▷재발방지 약속 ▷방송본부장에 대한 문책을 요구했다.

노조는 이 자리에서 정두진 전무가 “노조와의 협의 없이 국가조찬기도회를 생중계로 편성한 것은 절차상 문제가 있었다”며 공식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함에 따라 이번 조찬기도회에 한해 생중계 하는 것을 허용하기로 합의했다.

한편 국가조찬기도회는 지난 80년 8월6일 롯데호텔에서 전두환 국보위 상임위원장의 5·18 공로를 헌사한 기도회가 대표적인 오욕의 역사로 기록되면서 CBS가 이를 생중계하는 것에 대한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CBS는 이에 따라 지난 98년 국가조찬기도회 생중계가 공정방송의 대의에 어긋난다며 생중계를 하지 않기로 노사가 합의한 바 있다. 박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