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준 동아일보 사장이 경영간부회의에서 “비상경영체제가 불가피하다”며 간부 사원들의 출근 시간을 앞당겨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사장은 7일 실국장 이상 간부들이 참석하는 경영간부회의에서 “경기 위축으로 경영상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며 “비상경영체제가 불가피하다. 편집, 제작, 판매 모두 총력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김 사장은 이어 “특히 간부 사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국실장 이상 간부들의 출근 시간을 8시 30분으로 앞당기고 매월 개최하는 경영간부회의도 9시 30분에서 8시 30분으로 조정했다.
김 사장의 ‘비상경영체제’ 발언에 대해 일각에서는 김 사장이 지방 순회 등 동아일보의 안팎 상황을 점검하면서 회사 사정이 예상보다 좋지 않다고 판단해 단행한 조치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김 사장은 4월초부터 지역 순방을 하면서 지역 기업인, 대학총장 등 지방 인사, 지방에 있는 동아일보 사원들을 만나고 있다. 특히 김 사장은 지방에 있는 사원들에게 “정보가 풍부한 신문, 재미있는 신문, 기세가 넘치는 신문, 세련미가 있는 신문, 즉 ‘정세기세’의 신문을 만들어 ‘유영광’의 신문, 즉 유가부수가 제일 많은 신문, 영향력이 제일 큰 신문, 광고가 가장 많은 신문이 되도록 하겠다”며 사원들도 동참할 것을 당부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비상경영체제’와 관련 “경기가 안 좋으니까 심기 일전하자는 의미일 것”이라며 “특별한 배경에서 나왔다기보다는 상징적인 의미로 내린 조치가 아니겠느냐”고 의견을 달리했다.
한편 이날 김 사장은 편집국에 대해 지면개선 작업을 지속적으로 고민할 것과 오전10시 30분에 편집회의를 하는 것이 취재에 효율적인지 검토해달라고 주문했다. 이밖에도 ▷판매·광고국에 대해 월별 실적 보고를 할 것과 ▷출판국에 대해 독립채산제 도입 이전까지는 사장이 직접 챙기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편집국은 이에 따라 8일부터 부장 이상이 참석하는 편집회의를 10시 30분에서 9시 30분으로 앞당겼다. 편집회의 전에 발제를 해야 하는 기자들도 자연스럽게 출근시간이 빨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