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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박차옥경 여성연합 미디어 홍보부장

서정은 기자  2001.05.1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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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가 직접 제작한 프로그램이 마침내 공중파 방송의 첫 전파를 탔다. 지난 5일 KBS ‘열린 채널’(1TV 매주 토 오후 4시 30분)을 통해 방영된 ‘호주제 폐지, 평등가족으로 가는 길’을 제작한 한국여성단체연합이 첫 번째 주인공이다.

“프로그램 내용이나 형식, 모두 합격점을 받았어요. 가정의 달에 호주제 문제를 다뤄 시의성도 있었죠.” 프로그램을 기획한 박차옥경 여성연합 미디어홍보부장은 “전문 제작자들의 눈엔 미진한 부분도 있겠지만 시청자들에게 선보이기엔 부끄럽지 않았다”며 “방송이 나간 뒤 주위 평도 좋았고, 첫 작품치곤 만족스럽다”는 소감을 밝혔다.

여성연합이 지난해 6월부터 10개월 동안 제작한 ‘호주제 폐지…’는 현행 호주제가 남자만을 가족의 대표로 인정하면서 나타나는 문제점과 다양한 피해사례를 담은 다큐멘터리.

처음 기획 단계에선 영상운동을 고민하는 전국 회원단체 활동가들의 자체 역량으로 제작하려 했지만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고민 끝에 촬영과 편집은 전문 영상제작집단인 ‘푸른영상’의 도움을 받았다.

“촬영과 편집과정에 필요한 기자재 접근이 어려웠어요. 또 시청자참여프로그램에 대한 사례가 없어 막막하기도 했습니다. 일반 시청자들이 제작에 나설 경우 어려움이 더 클 것 같네요.”

박차옥경 부장은 “시민들이 제작 장비를 손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미디어센터’ 건립이 시급하다”며 “미디어에 대한 다양한 교육내용이 교과과정이나 사회교육과정에 편성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편 ‘열린 채널’은 후속 프로그램이 없어 앞으로 2주 정도 방송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박차옥경 부장은 “민주노총과 전국농민총연맹 등이 5월 말 프로그램을 완성할 예정이고 다른 단체들도 속속 기획안을 접수할 계획”이라며 “6월부터는 안정적으로 방송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