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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용지`시장이`흔들린다

한솔제지`등`국내업체`외국기업에`지분`매각

박주선 기자  2001.05.25 14:3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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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점유율`80%…국내`수급차질`우려돼



한솔제지가 국내 신문용지 시장의 50% 가량을 점유하고 있는 팬아시아페이퍼의 지분을 매각하면서 순수 외국계 기업이 국내 신문용지 시장의 65% 가량을 잠식하게 됐다.

한솔제지는 21일 팬아시아페이퍼의 지분을 합작 파트너인 캐나다의 아비티비 콘솔리데이티드사와 노르웨이의 노르스케 스콕에 매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솔제지는 “부채를 축소하고 인쇄용지 및 산업용지 부문에 역량을 전략적으로 집중하기 위해 팬아시아페이퍼의 지분을 매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팬아시아페이퍼는 98년 한솔제지와 아비티비, 노르스케 스콕 등 3개 회사가 33.3%씩 공동출자해 만든 합작법인으로 본사는 싱가폴에 있고, 국내 전주공장, 청원공장과 중국공장, 태국공장을 소유하고 있다. 98년 당시 한솔제지는 전주 공장을 포함해 신문용지 사업부문을 10억 달러에 매각하는 조건으로 33.3%의 지분을 갖게 됐다.

한편 팬아시아페이퍼코리아는 국내 신문용지 시장에서 49.2%의 점유율(한국제지공업연합회 제공, 2000년 기준)을 차지하고 있어 한솔제지의 지분 매각으로 순수 외국계 기업의 시장 점유율은 50%를 넘어 섰다. 실제로 미국계 기업인 보워터한라사의 점유율 15.5%를 합하면 신문용지 시장의 65%가량을 외국계 기업이 점유하고 있는 셈이다. 또 시장점유율이 16.3%인 세풍제지 역시 보워터사로의 매각이 추진되고 있어 향후 신문용지 시장의 80% 이상을 외국계 기업이 잠식할 전망이다. 반면 국내업체는 대한제지(점유율 19%) 하나가 남게 된다.

외국계 기업의 시장 점유율이 높아지자 신문업계에서는 환율이나 유가 인상 등이 곧바로 용지대에 반영되는 등 가격 인상을 우려하고 있다.

한 신문사 구매부장은 “한솔제지가 지분을 갖고 있을 때는 내수에 주력했지만 앞으로는 단가에 따라 내수보다는 수출에 주력할 수도 있다”며 “이 경우 국내 시장의 수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가격이 인상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구매담당자는 “한마디로 인정사정 봐 주지 않을 것”이라며 “환율, 고지가 등의 인상이 곧바로 가격에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외환위기 당시 외국계 기업의 시장 점유율이 높아지면서 어음 결재가 줄어드는 등 업계의 거래 관행은 이미 상당 부분 바뀌어서 업계에 갑작스러운 변화는 없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에 대해팬아시아페이퍼코리아의 마케팅 담당자는 “98년 설립 당시 ‘국내시장의 고객에게 최우선 순위를 둔다’는 것이 주주들간의 계약 사항이었다”며 “지분 변동으로 바뀌는 건 아무것도 없다”고 밝혔다. 또 “제지 업종은 수출시 물류비 부담이 크기 때문에 내수에 치중할 수밖에 없고, 3개사가 신문용지 시장의 75% 이상을 점유하고 있기 때문에 공정거래법상 가격 인상도 마음대로 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