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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기사 "마음대로 못쓴다"

북한언론 공개처형·방중설 "사실 아니다" 간접 확인

박미영 기자  2001.06.0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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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체포돼 공개 처형된 것으로 보도된 탈북자 유태준 씨가 북한 중앙통신 보도에 의해 살아있을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북한 관련 보도에 보다 신중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북한관련 보도는 오보 여부조차 확인이 안된다는 이유로 ‘일단 쓰고 보자’는 것이 관행이었으나, 최근 들어 북한언론이 남한언론 보도에 대해 사실 여부를 확인하거나 공식적으로 반응하는 일이 잦아졌기 때문이다.

조선일보는 지난 3월17일 사회면에 ‘아내 데려오려던 한국 정착 탈북자-북에 체포 공개 처형’이라는 제목으로 “탈북자 유태준(33)씨가 작년 6월 중국으로 출국한 뒤 9개월 동안 행방불명 상태였다가 금년 초 함남 함흥에서 공개 총살당한 것으로 최근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또 ‘탈북자 입막음에 급급한 당국’(3월20일자) 제하의 사설과 ‘탈북자들이 증언하는 공개처형 목격담-사람이 개처럼 죽는구나’(3월26일자) 기사에서 탈북자들이 북한에서 목격한 공개처형 사례들을 소개하는 등 유씨가 공개 처형당했다는 것을 기정사실화 했다.

그러나 이같은 보도는 지난 7일 북한 중앙통신이 “유태준이 얼마 전에 공화국의 품으로 돌아왔다”고 보도하면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유태준의 살아있는 모습이 TV화면을 통해 보여지지 않아 생존여부를 단정할 수 없다는 주장도 있지만, 어쨌건 북한이 보도가 나간지 3개월만에 유태준의 생존사실을 공식적으로 밝힘으로써 조선일보 보도가 오보로 판명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문화일보가 지난달 보도한 ‘김정일 중국 방문설’ 보도도 조선중앙방송이 당시 군부대를 시찰하고 있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모습을 방영함으로써 오보로 밝혀진 바 있다.

이에 대해 정일용 연합뉴스 논설위원은 “북한이 귀환했다고 보도한 것을 보면 공개처형 됐다는 것은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봐야 할 것”이라며 “이처럼 우리 보도에 대해 북쪽에서 확인해주는 사례가 앞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데 이제는 이런저런 ‘설’을 기사화하는 것은 제고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기사를 쓴 조선일보 김미영 기자는 “우리 정보기관에서 유태준이 공개처형 됐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러나 물증이 없어 기사화 하는 것에 부담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며 “아직 유태준의 살아있는 모습이 TV화면으로 보여진 것은 아니어서살아있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