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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J 서울총회 D-2

"국제적`연대로`거대`언론권력에`맞서야"

김상철 기자  2001.06.08 21: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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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J의 세계 언론상황 인식





제24차 국제기자연맹(IFJ) 서울총회의 주제는 ‘정보화 시대의 언론’이다. 이번 총회를 맞는 IFJ의 세계 언론상황에 대한 인식은, 그러나 간단히 표현된 주제처럼 한가하지 않다.

‘언론자유 수호’라는 이념 아래 경영주는 회원참가 규정에서 제외하고 있는 데서 단적으로 드러나듯 IFJ는 정보화 시대로 표현되는 뉴미디어와 세계화 흐름 속에서 점차 거대화하는 언론권력에 주목한다.

실제로 크리스토퍼 워렌 IFJ 회장은 4일 서울총회에 즈음한 성명에서 “인터넷 등 새로운 기술과 기회에 대한 낙관론은 언론가치와 사회권리를 존중하지 않는 언론사주들의 이익추구 앞에서 불확실성으로 변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워렌 회장은 또 “사람들을 무지와 불확실성에서 해방시키고 사회의 민주주의와 관용을 촉진해야 할 정보화 사회가 지금까지는 언론기업들의 이윤추구 및 정치적 영향력 확대에 주로 이용돼 왔다”고 지적했다.

에이든 화이트 IFJ 사무총장은 5일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의 언론개혁과 관련 “언론의 상업화가 급격히 진행되고 있다. 사회의 다양성 증진을 위해 언론의 권력화와 언론 올리가르키(소수 지배자)의 출현을 방지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같은 문제의식은 13일 열릴 두번째 패널토론의 ‘뉴미디어와 세계화에 대한 IFJ의 대응방안’에서 보다 구체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언론에서 세계화 과정은 고용과 업무방식의 대폭적인 변화를 가져와 IFJ 회원들의 사회적·직업적 권리를 위협하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세계 언론시장을 소수의 다국적 언론재벌들이 지배하는 현상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IFJ는 그 사례로 세계 영화산업을 장악하고 있는 7개 기업이 모두 거대 언론재벌의 계열사들이며 음악산업 역시 시장을 선점한 5개사 가운데 4개사가 다국적 언론기업이라고 지적했다.

IFJ는 더나아가 세계 언론시장이 AOL Time Warner, Bertelsmann, General Electric, Disney, Sony, Vivendi-Universal, News Corporation, AT&T, Viacom 등 9개 재벌에 의해 지배되고 있다고 판단한다.

이들 기업들은 규모 면에서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공급망에서도 다른 기업들을 압도하고 있다. 이들 밑에는 북미의 Gannett, Dow Jones, Thomson, Hollinger, 유럽의 Pearson, Reuters, Reed-Elsevier, Kirch 등 국내 또는 지역내 언론 및 정보시장의 틈새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50여개사의 ‘2등 그룹’이 있다. 결국 60여개 회사들이 서적, 잡지, 신문, 음반, 텔레비전, 영화, 케이블, 인공위성 방송의 생산과 공급을 포함한 세계 언론시장의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는 것이다. IFJ는 이러한 대형 회사들은 주요 주주들이 중복되거나, 서로 자회사를 소유하거나, 이사직을 겸임하기 때문에 실제적으로 경쟁관계에 있지 않다고 본다. 오히려 카르텔과 유사한 구도라는 설명이다.

IFJ는 결과적으로 뉴미디어 시대가 잉태한 거대 언론재벌들이 광고의 힘과 시장 점유율 경쟁을 앞세워 기자들과 노조 역량을 약화시켰으며 언론의 질을 떨어뜨렸다고 판단하고 있다. 때문에 기자들의 국제적인 연대와 노조활동 강화, 효과적인 네트워크 구축을 통한 정보 공유 등으로 언론권력에 맞서야 할 때라고 강조한다. 이번 총회를 통해 IFJ의 대응방안이 어떤 식으로 구체화할 것인지 주목되는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