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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니아 내전때 장갑차 구매…폭탄위협 막아"

IFJ 서울총회 패널토론1

김상철 기자  2001.06.16 11: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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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몇 명이 죽었다고 통계만 낼 수는 없다. 언론인 암살, 어떻게 막을 것인가.”

국제기자연맹(IFJ) 보고에 따르면 지난해 62명, 올들어 이미 21명의 언론인과 언론관련 종사자가 피살당했다. 12일 열린 서울총회의 첫 패널토론 ‘언론인 보호를 위한 행동방안’에서는 이처럼 절박한 문제와 현실적인 해법에 논의가 집중됐다.

IFJ는 총회에 제출한 인권 보고서를 통해 콜롬비아, 중국, 서아프리카를 구체적인 행동이 필요한 국가로 지목했다. 콜롬비아에서는 90년 이래로 80명 이상의 언론인들이 순직했으며 99∼2000년 18명의 언론인들이 좌익 게릴라나 우익 민병대에 의해 피살당했다.

서아프리카의 경우 라이베리아, 나이지리아, 시에라리온 등지에서 언론인 체포, 고문, 피살, 언론사 폐쇄 조치 등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시에라리온은 99년 10명의 언론인들이 업무 수행 중 순직했으며 일부 언론인은 가족과 함께 처형되기도 했다.

이날 토론자로 나선 로베르토 마리아 콜롬비아 대표는 “현실적으로 안전을 보장받아야 기자직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다. 적어도 콜롬비아 내에 IFJ 모니터 사무소 정도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브라힘 엘 타이브 바 시에라리온 대표는 “지난 10년간 내전과 학살이 계속되고 있지만 제대로 된 진상조사도, 암살자 처벌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참석자들은 국제 언론이 언론인 암살을 적극적으로 이슈화시켜 해당 국가에 진상조사와 처벌을 강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실적인 안전 보장책으로, 국내 언론으로선 ‘낯선’ 사례도 소개됐다. 아놀드 엠버 캐나다 대표는 “10여년전 보스니아 내전 취재 당시 언론사들은 장갑차를 공동 구매했고 실제 취재과정에서 총기, 폭탄의 위협을 막을 수 있었다”며 “이런 ‘취재도구’들을 구비하는 것도 매우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논의는 언론인들의 국제적 단결을 통한 적극적인 대응책 마련에 모아졌다. 김주언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은 “인터넷 동영상 등을 활용해 정보 공유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플로어 토론에서도 각국 대표들은 구체적인 암살 유형과 사례 정리, 분쟁지역에 IFJ 취재지원 시스템 마련 등을 촉구했다. 또 실제 덴마크나 독일에서 추진하는 사례로, 보다 적극적인 차원에서 일종의 비정부기구를 구성, 분쟁 조짐이 있는 국가에 파견단을 보내 사전에 이를 예방하자는 의견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