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자본이 자본과 기술을 앞세워 세계 언론시장에 대한 장악을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기술의 발전은 정보의 양을 늘리는데 기여하지만 콘텐츠의 질까지 향상시킨다고 보장할 수는 없다. 따라서 프로그램의 저질화를 막는 길은 공영성의 강화이다.”
이번 서울총회의 전체 주제이자 두 번째 패널토론 ‘뉴미디어와 세계화-대응조치와 조직화’에서 참석자들이 인터넷 미디어의 등장에 따른 문제점과 그 대응방안에 대한 진지한 논의를 전개한 이후 내린 결론이다.
12일 오후 열린 패널 토론에서 IFJ는 총회에 제출한 기조 발제문 형식의 보고서를 통해 세계 언론시장에 대한 다국적 언론자본의 지배가 심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IFJ는 또 이들 몇몇 자본들은 자본을 앞세워 뉴미디어 시장을 선점하는 한편 세계화의 기류를 타고 국제적인 카르텔을 형성해 언론노동자들의 입지를 어렵게 만들고 있으며 선정주의 경쟁으로 언론의 질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거대 자본들은 뉴미디어 시대가 도래하면서 수십개 채널의 위성방송과 케이블, 인터넷 시장을 장악하면서 유통과 콘텐츠를 장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자국에서 벗어나 세계 각국으로 시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또 언론에서 세계화 과정은 정보와 통신 시스템의 거대한 통합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이러한 추세는 고용상태와 업무 방식의 대폭적인 변화를 야기해 노동자들의 임금 수준과 근로조건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보고서에서 밝혔다.
일본의 요시히로 사타키 대표는 “일본 방송사의 경우 기술의 발달로 지난 10년간 직원수는 10% 이상 감소한 반면 웹과 편집 등의 일까지 주어지는 등 일인다역 시스템으로 인해 업무량이 3배 이상 늘었다”며 “이는 결국 양질의 프로그램을 생산할 수 없는 구조로 이어지고 있다”고 밝히고 “결국 기술은 정보의 양을 늘릴 수는 있지만 콘텐츠의 질까지 향상시킨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장 버나드 뮌취 유럽방송연합 대표는 “현재 유럽은 새로운 방송기술 시스템을 받아들이고 있지만 이는 새로운 기회이자 장애일 수 있다”고 말했다. 즉 채널의 증가로 인한 정보의 다양화가 고품격 콘텐츠로는 연결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는 “프로그램의 질 저하는 국민의 미디어에 대한 신뢰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며 “언론의 사회적 역할을 고려한다면 미디어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반드시필요하고, 그런 의미에서 상업화로부터 보다 자유로운 공영방송의 강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