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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 '빅3 입막기' 억지 의혹

서정은 기자  2001.06.30 05:4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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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가 라디오 프로그램에 패널로 출연하던 동아일보 기자를 도중하차시킨 것과 관련 동아일보가 ‘빅3 기자 입막기’라며 외압 의혹을 제기하자 KBS는 ‘제작진 자율결정’이라며 맞서고 있다.

동아일보는 KBS 제2라디오 ‘이영권의 경제포커스’에 고정 출연해온 박원재 경제부 기자가 22일 출연 중단을 통보받자 23일과 25일 자사 보도를 통해 “다른 빅3 기자들도 도중 하차시킬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빅3 기자들이 최근 정부 조치의 부당성을 밝히는 것을 봉쇄하려는 의도가 숨겨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외압 의혹을 제기했다.

KBS는 이에 대해 23일 9시 뉴스에서 “제작진이 프로그램 특성을 고려해 출연 여부를 결정한 만큼 빅3 기자들의 출연 중단이 잇따를 것이라는 동아일보의 주장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KBS는 동아일보를 상대로 26일 언론중재위원회에 정정보도를 청구했으며 명예훼손 혐의로 3억원의 민사소송도 제기할 방침이다.

‘이영권의 경제포커스’ 변석찬 PD는 “한 주간의 경제현안을 분석하는 코너에서 최근 현안인 언론사 세무조사 문제를 다루면서 이해 당사자로 간주될 수 있는 소속사 신문 기자의 논평은 부자연스럽다고 판단했다”며 “박 기자가 유럽출장과 해외연수 등 개인사정도 있어 그만두는 게 좋다고 했을 뿐 ‘빅3’라는 단어는 입에 올리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실제로 동아일보가 제기한 외압 의혹은 근거가 부족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동아일보는 “다른 방송사도 출연 중단 조치를 내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도했지만 KBS 라디오 프로그램에는 조선일보 최성환·어수웅·이동진 기자와 동아일보 박영균 금융부장 등 이른바 ‘빅3’ 소속 기자들이 계속 출연하고 있으며 MBC 라디오에도 중앙일보 홍혜걸 기자와 이동진 조선일보 기자가 출연중이다.

이와 관련, 동아일보 한 기자는 “KBS 담당 PD가 세무조사와 관련해 이해 당사자인 신문사 기자가 출연하는 건 곤란하다는 말을 하는 과정에서 오해가 빚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단순한 해프닝을 무리하게 보도한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