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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사태 타결 의미와 전망]

노조, 사장선임.경영참여 '성과'

박미영 기자  2001.06.3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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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노조 파업과 관련 전혀 해결 의지를 보이지 않았던 재단이사회가 직접 나서서 이번 협상을 전격 타결 지은 것은 26일 국회 문화관광위에서 권호경 사장의 출석을 요구하는 등 CBS 사태가 집중 거론될 것으로 예정돼 있던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다. 특히 전 조합원 단식농성이 9일 째 접어들면서 탈진자가 속출하는 등 사회적 비난 여론이 기독교계 전체로 비화될 우려도 적지 않은 상황이 되자 이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게 된 것. 실제 재단이사회는 그동안 이번 사태의 핵심쟁점 사안인 정관개정 및 권 사장 거취문제에 대한 열쇠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적극적으로 나서 사태를 해결하라는 압력을 받아왔으나 전혀 의지를 보이지 않았었다.

결국 이번 협상에서 노조는 권사장의 퇴진을 관철시키지는 못했으나 CBS의 오랜 숙원과제였던 정관개정안에 합의함으로써 노조가 앞으로 사장 선임과 경영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하는 등 재단개혁을 위한 제도적인 방안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커다란 성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사실상 CBS 문제의 상당 부분은 각 교단이 파송한 목사들로 구성된 재단이사회와 이 가운데 3대 메이저 교단에서 파송한 목사들이 돌아가며 CBS 사장직을 맡는 재단 구조와 밀접한 관련이 있어 이번 정관개정안 합의는 앞으로 CBS 운영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것이란 기대를 낳고 있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4월 재단발전위에서 마련한 정관개정안의 핵심사항은 사장청빙위원회와 전문인이사제 도입 및 경영자문위원회의 신설 등 3개항이다.

사장청빙위원회는 사장 선임시 그동안 재단이사회가 임의로 선정한 것과는 달리 후보 2명을 추천함으로써 사전 검증 절차를 거치는 장치로 총 7명으로 구성된다. 이중 4명은 재단이사가, 3명은 직원대표(이중 1명은 사원대표)가 참여한다. 또 전문인이사제 도입으로 그동안 각 교단에서 파송된 목회자들로만 구성된 재단이사회에 CBS 역사상 처음으로 전문인 이사를 두게 됐다. 전문인 이사는 재단이사(총 27명 이내) 가운데 5명을 두게 되며, 이중 2명은 노사협의회에서 선임하고 3명은 각각 3대 메이저 교단에서 3명씩 파송하는 이사 가운데 1명씩은 전문인이사 자격을 갖춘 사람으로 파송하도록 했다.

경영자문위원회는 재단이사 3명, 직원대표 3명(이중 1명은 사원 대표), 방송전문위원 3명 등 9명으로 구성되며 회사 경영에 관한 의견을 내거나 자문을 하는역할을 하게 된다.

이에 따라 CBS는 7월 31일까지 정관개정안이 통과되면 곧바로 사장청빙위원회 구성 등 작업을 거쳐 올해로 임기가 끝나는 권 사장 후임 사장 후보추천 작업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