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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하고 토론하는 과정이 더 소중"

동아 기자들 성명채택 놓고 논의 거듭

박주선 기자  2001.07.07 12: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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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1차 부서별 대표자 모임, 2일 기자총회, 4일 2차 부서별 대표자 모임, 각 부서별 논의 후 9일 3차 부서별 대표자 모임 예정.

국세청의 세무조사 결과 발표 이후 성명서 채택을 놓고 시작된 동아일보 기자들의 논의가 거듭되고 있다. 모임 초반부터 성명서 내용의 무게 중심을 두고 ‘언론탄압 경계’와 ‘지면에 대한 반성 및 공정보도 다짐’으로 입장이 나누어지면서 양측의 입장 조율이 어려웠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논의가 거듭될수록 상당수 기자들은 이번 기자총회가 ‘성명서 채택’ 보다는 지면의 공정성을 회복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또 일부에서는 성명서 채택 여부를 떠나 내부 토론이 활발해졌다는 데 의미가 있다는 반응이다.

한 기자는 “이번 논의로 기자 개개인이 스스로 입장 정리를 하고, 옆에 있는 기자들의 생각을 들을 수 있었다”며 “몇 년만에 열린 기자 총회로 내부 토론 분위기가 활성화됐다”고 말했다.

또다른 기자는 “꼭 성명서를 채택할 필요가 있느냐”며 “시간에 쫓기지 않고 논의를 계속하는 것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기자는 “이번 총회를 계기로 최근 야당 주장을 일방적으로 앞세우는 등 공정성이 결여된 지면에 대한 문제제기가 공론화 됐다”면서 “회사 입장에 따라 기사 가치를 판단하고 지면을 제작하는 것에 대해 자성하는 목소리가 높다”고 말했다.

한편 기자들이 지면 제작에서 느끼는 괴리감과 공정보도에 대한 요구는 편집국 내에 누적돼 온 문제와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지난 4월 노조가 주최한 회사발전방안 대토론회에서 기자들은 “동아일보 지면이 다수 구성원의 뜻과 다르게 제작되고 있으며 공정성과 신뢰성을 잃고 있다”는 문제제기를 한 바 있다.

성명서 채택을 둘러싸고 또다시 공론화된 지면에 대한 문제제기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가닥을 잡을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