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가족에 이어 탈세자 가족까지 “자유를 달라”고 외친다. 추징금을 수백억원대의 무가지로 대납하려 드는가 하면, ‘언론사 세무조사’라고 쓰여진 색맹 검사표를 ‘김정일 답방 사전 정지용’이라고 외쳐댄다.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가 쏘는 ‘빅3’ 화살은 커다란 ‘언론개혁’ 사과를 연신 비껴가고….
국세청의 언론사 세무조사 결과 발표와 6개 언론사 고발 등으로 신문 만평이 제 물을 만났다. 각사에서 쏟아내는 만평 가운데 눈길을 끄는 것이 이재용 화백의 문화만평.
이 화백은 지난달 20일 국세청이 결과를 발표한 이래 지금까지 2주일 여간 10회에 걸쳐 ‘언론사 세무조사 연작’을 선보이고 있다. 평가도 좋다. 기자들도 “직격탄을 날리기 보다는 에둘러 풍자하는 맛이 쏠쏠하다”는 반응이다.
이 화백은 “타사 화백들도 연일 관련 만평을 그려왔잖은가. 핫이슈를 다루다보니 계속 나가게 됐다”면서도 “솔직히 언론 문제를 다루기에 지금처럼 좋을 때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 화백은 또 “독자입장에서 느낀 바를 솔직히 그려보고자 노력했다”며 “특히 젊은 기자들이 많은 격려를 해줬다”고 덧붙였다.
한 기자는 세무조사 관련 만평에 대해 “요즘 기자들 정서의 일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부 반응도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지난달 활동을 마무리한 지면개편위원회에서도 만평을 1면으로 전진 배치하는 방안과 이 화백에게 추가 지면을 할애하는 방안들이 검토됐다는 전언이다. 언론계와 정치권의 세무조사 공방 속에서 문화만평의 ‘약진’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