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최규철 편집국장을 김용정 편집국장으로 교체한 동아일보 인사에 대해 내부에서는 ‘의외’라는 반응이 많다.
편집국장 교체 시기, 교체된 인물 모두 그렇다는 반응이다. 시기를 보면 언론사 세무조사가 진행 중인 민감한 때이고, 인사 대상자들조차 당일날 통보를 받을 정도로 예상치 않은 인사였다. 신임 김 국장이 최 전 국장보다 2년 선배이자 올해 말 정년퇴임을 앞둔 ‘노장’이며, 94년부터 임명 직전까지 편집국을 떠나있었다는 점에서도 의외로 받아들일 만하다는 반응이다.
‘갑작스러운’ 인사에 대한 내부 해석은 양쪽으로 나누어진다. 우선 김 국장이 광주일고를 나온 호남 출신인 것을 놓고 “정부측에 보내는 화해의 메시지 아니겠느냐”고 해석하는 시각이 있다.
그러나 최근 기자총회를 통해 지면 제작에 대한 기자들의 불만이 표출되면서 ‘지면의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단행한 인사라는 분석도 있다. 한 기자는 “경영진이 정권에 비판적인 전체 기조에는 동의를 했겠지만 다소 세련되지 못한 비판 방식에 대해서는 기자들과 비슷한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용정 국장’에 대해서는 대체로 ‘적절한 인사’라는 게 중론이다. 또 편집국장 임명에 대한 신임투표 결과, 재적 인원 229명 중 216명이 투표에 참가(투표율 94.3%)했으며, 그 중 152명이 찬성, 61명이 반대한 것은 대체로 ‘안정적인 출발’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반대가 상당수 있었던 것은 “신임 국장을 잘 모르는 94년 이후 입사자들이 갖는 인사에 대한 거부감이나 이전 지면 제작에 동의하는 사람들의 입장이 반영됐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대체로 편집국 기자들은 이번 인사에 대해 ‘정권 타협용’ ‘지면의 공정성 회복’ 양측 모두 해석이 가능하지만 아직은 평가를 유보하겠다는 입장이다. 한 기자는 “인사권자가 아닌 이상 어느 쪽이 옳은 해석인지는 알 수 없다”며 “앞으로 지면 제작을 지켜볼 일”이라고 밝혔다. 또다른 기자는 “사주의 의도가 무엇인지는 중요하지 않다”며 “이번 인사가 지면의 활력을 회복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