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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죽어서 거듭난다는 생각 왜 안하나"

경향`김택근`문화부장 이문열`칼럼`'신문없는`정부`원하나'`비판

박미영 기자  2001.07.14 11: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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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이문열씨가 조선일보에 쓴 ‘신문없는 정부 원하나’ 칼럼에 대한 논란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경향신문 김택근 문화부장이 칼럼을 통해 이씨를 비판해 눈길을 끌고 있다.

또한 소설가 황석영, 유시춘씨가 이씨에 대한 비판에 나서고 이인화씨는 이씨를 옹호하는 글을 발표하는 등 문인들간의 논쟁도 뜨거워지고 있다.

김 부장은 11일자 데스크칼럼 ‘이문열을 향한 물음’에서 “그는 언론이 없고 정부만 있는 사회보다는 정부가 없고 언론만 있는 사회를 선택하겠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렇다면 그 언론의 이상적인 모형은 무엇인가”라며 결국 “탈세가 있고, 비리가 있고, 야합이 있더라도 신문이 곧 권력이 돼야 한다는 말인지. 납세의 의무는 하찮은 것이고 신문의 활자는 거룩하다는 것인지”라며 그의 칼럼을 반박했다.

김 부장은 또 “언론이 죽어서 거듭난다는 생각은 왜 안 하는지, 모든 비리를 털어놨을 때 더욱 강한 신문이 될 것이라는 생각은 왜 안 하는지, 그런 상상은 왜 못하는지. 혹시 애써 외면하는 건 아닌지”라는 물음을 던지기도 했다.

그는 또 이씨의 행적과 관련, “작가 이문열씨는 현대사에서 가장 아픈 ‘광주’에 눈길 한번 주지 않았고 인권이나 통일 같은 시대의 명제에 대답을 준 적이 없다. 공동선(共同善) 근처에 그는 없었다”며 “자신의 맘에 들지 않더라도 보듬고 가야 할 정신과 가치는 분명 존재한다”고 말했다.

한편 소설가 황석영씨는 10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 이씨의 칼럼을 두고 “언론권력과 문단권력이 적극적으로 결합한 현상”이라고 반박하며 말문을 열었고, 소설가 유시춘씨는 10일 문화일보 시론 ‘이문열의 영광과 오욕’에서 “지난해 부패하고 낡은 정치의 틀을 개선하고자 했던 ‘총선시민연대’의 활동을 향해 ‘홍위병’을 운위했던 그가 정부의 언론개혁을 향해 다시 ‘홍위병을 떠올리는 이유’를 반복하는데 이르러서는 참으로 섬뜩하다”며 이씨의 ‘홍위병론’을 비판했다.

반면 ‘영원한 제국’의 작가 이인화씨는 9일자 조선일보 ‘소설가는 전제를 반대한다’는 글에서 “한국 사회가 이런 소설가의 질문을 얼마나 허용하고 있는가를 돌아볼 때 작금의 사태는 우리에게 실망을 넘어 절망을 안겨준다”며 이씨를 옹호하고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