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의 <‘잠’잔 재해방송> 기사에 대해 KBS 기자들이 정정보도 및 공식사과를 요구하며 반발하고 있다.
조선일보는 16일자 초판에 실린 기자수첩 <‘잠’잔 재해방송>에서 “KBS 1TV는 15일 오전 6시, 8시 등의 뉴스나 속보를 통해 잠시 동안 비 소식을 전한 게 전부”라며 “공영방송의 대응은 나태하기 그지없었다. 언론사 세무조사 보도 등 신경써야 할 일이 너무 많아 재해방송은 깜빡했던 것은 아닐까”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KBS측은 “빗줄기가 굵어지면서 15일 새벽 1시부터 관련 부서 기자들과 간부 전원을 비상소집, 현장에서 밤을 새우며 취재했고 새벽 5시 30분부터 뉴스속보를 시작했다”며 항의했고 조선일보는 시내판부터 “KBS 1TV는 그래도 나은 편”이라며 내용을 일부 수정했다.
이에 대해 KBS 지회(지회장 용태영)는 19일 조선일보 편집국장과 지회, 해당 기자 앞으로 항의공문을 보내고 정정보도 및 공식사과를 요구했다. KBS 지회는 항의공문에서 “세무조사 보도에 신경쓰느라 재해방송을 게을리했다는 말에 같은 기자로서 분노를 느낀다”며 “왜곡 기사로 방송사를 흠집냄으로써 세무조사와 관련된 방송보도 신뢰성을 떨어뜨리려 한다는 의혹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세무조사’ 국면을 왜곡된 기사로 대처하는 것은 결코 정도가 아니며 하루빨리 겸허한 반성을 통해 정도를 걷길 기대한다”며 공식사과를 요구했다. 앞서 KBS는 이번 조선일보 기사와 관련 16일 언론중재위원회에 정정보도를 청구했으며 정정보도와 사과가 없으면 법적으로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기자수첩’을 쓴 조선일보 진성호 기자는 “현장에서 뛰었던 KBS 기자들의 섭섭한 마음은 이해하지만 KBS의 재해방송이 미흡했던 건 사실”이라며 “미디어담당 기자로서 KBS가 조금 더 빨리 재해방송을 시작해 피해를 줄였어야 했다는 의견을 담은 칼럼이다. 따라서 반론·정정보도 요청은 가능하지만 사과는 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