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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관 동아 회장-안정남 국세청장 왜 만났나

김상철 기자  2001.07.21 05: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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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만났나"

16일 김병관 동아일보 명예회장이 언론사 세무조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던 지난 6월 9일 안정남 국세청장을 만난 사실을 공개하면서 회동 배경에 곱지 않은 시선이 쏠리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김 명예회장은 6월 9일 안 청장의 요청으로 프라자 호텔에서 자리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김 명예회장은 국정쇄신책 발표 약속을 지키고, 어떤 형태의 민주주의를 지지하는지 밝혀야 한다는 점을 대통령에게 직보해달라고 언급했다. 또 북측의 김정일 국방위원장 답방을 위해 국가보안법을 개정하려 한다면 이를 비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명예회장은 안 청장이 '대통령에게 직보할 위치가 아니기 때문에 박지원 청와대 정책기획수석에게 보고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한나라당은 17일 논평에서 "안 청장은 박지원 청와대 수석을 상급보고 채널로 하고 있었다. 언론사 세무사찰작업은 대통령-박 수석- 안 청장-서울지방국세청장-실무조사팀'으로 이어지는 라인업에 의해 진행돼 왔음이 확실해졌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반면 박지원 수석측은 "일고의 가치도 없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국세청도 16일 해명자료를 통해 김 명예회장의 요청으로 그쪽에서 지정한 장소에서 만난 것이며 박 수석에게 이를 보고하겠다는 내용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6월 9일 김 명예회장을 만나 세무조사 결과를 설명하고 회사 애로사항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답방, 국가 보안법 개정 관련 사항을 청취한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만남의 주선자나 보고 여부 등에 대해서는 양측 주장이 엇갈리고 있으나 언론계에서는 세무조사가 진행중인 민감한 시기에 언론사 사주와 국세청장이 만났다는 사실 자체에 대해서 비판적인 시각들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