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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주장]일 하는 정치인을 보고싶다

주장  2001.07.2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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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모 방송사에서 미국 하원의원들의 의정활동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을 방영했다. 의원 회관에서 ‘홈리스’생활까지 하며 입법활동을 하는 그들의 모습에 시청자들은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땀 흘리며 뛰어다니는 의원들의 활동을 담은 화면이 생소할 정도였다.

한국의 국회의원들은 어떤가. 아마 대부분의 국민들은 국회의원 하면 국회의사당에서 멱살잡고 싸우는 걸 떠올릴 게다. 초등학생들에게 물어봐도 마찬가지 답이 나온다. 하긴 뭘 잘한 게 있어야 좋은 이미지를 떠올릴 것이 아닌가.

여야의 모습을 보면 정치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정말 한심하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 말꼬리를 잡고 늘어지는 여야의 다툼은 그야말로 시중잡배에 다름 아니다.

사회적 이슈를 국가와 국민을 고려하지 않고 오직 당리당략에 치우쳐 자기 마음대로 해석하고 있다.

언론계의 미래가 걸린 언론사 세무조사를 놓고 벌이는 여야의 싸움은 언론계 종사자의 가슴을 더욱 멍들게 한다. 언론계를 위한 애정 어린 충고는 없고 자기들 입맛에 맞게 요리할 뿐이다.

여당은 ‘세무조사가 법과 원칙에 따라 정상적으로 집행된 세무행정’이라고 강변하고 있다. 여당은 국민들이 이를 액면 그대로 믿는다고 생각하고 있는 모양이다. 정말 뭐도 웃을 일이다.

야당은 ‘장기집권을 위한 쿠데타’니 ‘북한과 교감이 있었다’는 등의 억측을 내밀며, 자신은 언론편이라고 언론사 세무조사를 정치적으로만 이용하고 있다.

동아일보 김병관 명예회장의 부인 안경희씨의 ‘죽음’마저 정치적 공방의 소재로만 사용되고 있을 뿐이다.

정치는 여야 간의 첨예한 대결을 좁혀 가는 과정이다. 언론 문제도 그런 자세로 풀어가야 한다. 그야말로 국민의 알권리를 우선한다는 대전제가 깔려야한다. 단순히 여야의 정쟁만으로 끝나는 소모전이 된다면 이는 정치가 아니다.

정치권은 지난 18일 본회의를 끝으로 ‘방학’에 들어갔다. 임시국회는 8월 중순에야 열릴 예정이란다. 그러나 지금은 국회가 한가롭게 귀향 활동이나 의원 외교에 나설 단계가 아니다.

홈리스 수준은 아니더라도 국민을 위해 어떻게 정치를 해야 하는지 한번쯤 돌아볼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