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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엄 워싱턴포스트 회장 타계...국내 언론 엇갈린 시선

김상철 기자  2001.07.21 05: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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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무조사와 사주 고발 정국 속에서 언론의 엇갈린 입장이 한 신문사주의 죽음을 지켜보는 시선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20일자 경향신문과 동아일보는 17일 84세의 나이로 타계한 앤서니 그레이엄 워싱턴포스트 회장에 대한 워싱턴특파원의 기자칼럼을 실었다. 두 칼럼은 ‘펜타곤 페이퍼’와 ‘워터게이트’ 사건 보도를 예로 들며 편집권 독립과 기사를 지켜낸 사주로서 그레이엄 회장의 업적을 높이 평가했으나 이를 국내 상황에 대입하면서 서로 다른 귀결을 보였다.

한기흥 동아일보 특파원은 칼럼에서 “그레이엄 회장은 찬사를 받아 마땅할 만큼 존경을 받아온 언론사 사주였다. 그것도 대를 이어 신문사를 경영해온 오너였다”며 “미국에서는 아무도 그녀와 포스트를 이른바 ‘족벌언론’이라고 비난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미국인들은 신문의 소유형태 보다는 신문 자체의 품질에 더 많은 관심을 갖는다는 것도 그 중 하나”라고 밝혔다.

반면 이승철 경향신문 워싱턴특파원은 그레이엄 회장이 면전에서 칼럼에 대해 육두문자를 쓰며 비판했지만 후속 조치는 없었다는 칼럼니스트 리처드 코언의 회고를 덧붙이면서 “독자로서 관심을 보였을 뿐 사주로서 그 이상의 선을 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정운현 대한매일 문화부 차장은 18일 자사 홈페이지 ‘기자커뮤니티’에 ‘한국엔 이런 언론사 사주 없나요?’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정 차장은 “언론개혁 논쟁과정에서 일부 신문들은 워싱턴포스트를 예로 들어 미국에도 개인 소유의 신문이 있다며 족벌체제의 소유구조를 문제삼는 사람들을 비난했다”면서 “문제는 이 신문처럼 완벽한 소유와 편집의 분리에 대해서는 ‘꿀 먹은 벙어리’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