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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단체 잇단 방송압력 물의

할렐루야 '그것이...' 불방요구 항의 시위

서정은  2000.12.1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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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와 MBC가 종교 단체의 방송 중단 압력에 시달리면서 언론자유 침해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가 16일 방송한 ‘기적인가, 사기인가 할렐루야기도원’ 편과 관련, 방송이 나가기 전 할렐루야기도원(원장 김계화)이 방송 중단을 요구하며 13일부터 이틀간 여의도 SBS 사옥 앞 도로를 점거하고 대대적인 집단시위를 벌였다.

그러나 SBS 노사가 방송 강행 방침을 고수하는 한편 시민단체들의 비난 성명이 줄을 잇자 기도원측은 반론기회를 갖는 조건으로 14일 오후 11시께 자진 철수했다.

김도식 SBS 노조 사무국장은 “사태가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지만 이번 일이 종교단체 보도의 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본다”며 “시민단체들의 연대와 언론의 적극적인 보도가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MBC ‘PD 수첩’은 오는 19일 대형 교회의 담임목사 세습 및 넥스트미디어사 설립 과정에서 드러난 순복음교회의 편법 증자를 지적하는 내용을 방송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순복음교회측은 13일 MBC 유수열 제작본부장을 방문해 방송 중단을 요구했으며 MBC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18일부터 신도들을 동원해 MBC 사옥 앞에서 시위를 벌이겠다고 밝혔다.

‘PD 수첩’ 장덕수 부장은 “목사 세습이나 순복음교회의 편법 증자 의혹은 이미 세간에 제기됐던 문제들”이라며 “방송 중단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시청자연대회의, 언론개혁시민연대, 전국언론노동조합 등 4개 단체는 14일 성명을 내고 “방송되지 않은 프로그램에 대해 집단행동을 벌이는 것은 종교적 자유를 넘어선 언론 자유의 침해”라며 “폭력적 방법으로 언론자유를 유린하려는 종교집단의 만행을 뿌리뽑기 위해 전국의 언론노동자와 시민사회단체가 연대해 총력투쟁을 벌이겠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여의도순복음교회 비상대책위원회는 15일 반박문을 발표하고 “이들 4개 단체 성명은 취재과정에서 취재원이 권익보호를 위해 언론에 방영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할 수 있는 권리를 무시하고, 아무런 불법행위가 발생하지 않았는데도 ‘폭력집단’ ‘만행’ 등으로 몰아부쳤다”며 “성명취소와 사과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강력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기독교총연합회, 기독교교회협의회 등 기독교 단체들도 15일 MBC에 공한을 보내 “기독교 내부에서 논란이 있고 확인되지도 않은 것을부정적인각도에서보도한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방영 계획 철회를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