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은 3일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해 신임 사장에 최준명 현 조선일보 논설위원을 선임했으나 노조가 ‘날치기 주총’이라며 사장 출근 저지 및 주총무효소송 제기를 결의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국경제는 지난달 20일 김영용 전 사장이 ‘증자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남에 따라 3일 사장 및 이사를 선임했다. 평소 ‘책임경영’을 강조했던 김 전 사장은 신사옥 건립 등으로 늘어난 부채를 해결하고 신규 사업 자금 마련을 위해 지난 3월부터 270억원의 증자를 추진했으나 증자액이 수십억원대에 그쳐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당초 주총은 3일 11시 18층 대회의실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노조가 주총장을 봉쇄하자 1시경 17층 접견실로 장소를 옮겨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주주들은 최 사장과 노성태 상무이사, 노태기 신임 이사를 선임한 뒤 5분만에 서둘러 주총을 끝냈다.
조주현 노조위원장은 “지금까지는 주주와 내부 인사들의 협의를 거쳐 내부 인사가 사장으로 임명됐었다”며 “하지만 이번엔 조직원들을 철저히 배제한 채 대주주들의 독단적인 판단으로 사장이 선임됐고, 이는 향후 편집권 독립 훼손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며 주총 봉쇄 이유를 설명했다. 실제로 이번 사장 선임을 둘러싸고 내부에서는 임원들조차 막판까지 누가 사장에 선임될지 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3일 성명을 통해 “한국경제의 독립언론으로서의 위상을 심각하게 손상시킨 날치기 주총이 원천 무효임을 선언한다”며 “법원에 주총 무효소송을 제기하고 신임 사장의 출근 저지 투쟁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최 신임 사장은 “조선일보에서 오랫동안 경제부 기자, 부장을 역임하면서 쓴 기사를 재계 인사들이 기억해 사장으로 추천한 것 같다”며 “최근 사장직을 긍정적으로 검토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고 최종 통보는 3일 오전에 받았다”고 말했다. 또 노조의 출근 저지 투쟁에 대해 “좋은 경제지를 만들려는 생각으로 일하러 왔다”며 “그외에는 아무 것도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