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노조 한국일보 지부(위원장 임대호)가 지난달 20일부터 전면 파업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회사측이 22일 일부 직장 폐쇄에 이어 1일 전사로 직장 폐쇄를 확대하면서 노사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하지만 2일부터 5일까지 노조가 조합원 휴가를 보내고 집회를 일시 중단하면서 노사간 긴장국면은 일시 소강상태에 들어갔다.
노조가 20일 파업에 돌입하자 한국일보측은 22일 전산실이 있는 본사 신관과 윤전기가 있는 성남공장에 직장폐쇄 조치를 내렸다. 이어 1일 0시를 기해 장명수 사장 명의로 전사업장에 대한 직장폐쇄를 발표하고 “노동조합 사무실에만 30인 이내 범위에서 비표를 소지한 노조원에 한하여 출입할 수 있다”고 통보했다. 회사측의 직장폐쇄 조치와 함께 1일 본사 주위에는 병력 2개 중대가 배치되면서 긴장감이 감돌았다. 또 같은날 노조가 경찰 병력을 뚫고 본사 신관 앞에서 집회를 하던 중 노조위원장과 조합원 2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1시간여만에 풀려나기도 했다.
노조는 한국일보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현재의 경영위기에 책임이 있는 장재국 회장의 퇴진이 전제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사측은 “10년 이상 근무한 비정규직 사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키로 하는 등 노조 요구를 최대한 수용했다”며 더 이상 양보할 것이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장 회장의 퇴진 문제는 “협상 대상이 아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같은 팽팽한 대립으로 파업 이후 16일 동안 쟁점 타결을 위한 교섭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지난달 26일 유일하게 가졌던 교섭조차 사측이 현안과 큰 관련이 없는 성남공장 조합원들의 근무방식 문제를 들고 나옴으로써 결렬됐다.
대부분 비노조원인 편집국의 기자협의회 대표단은 파업이 장기화되자 2일 장재국 회장과 장명수 사장, 임대호 노조위원장을 만나 “파업 해결을 위해 성의있는 태도를 보일 것”을 당부했다.
한편 한국일보사는 성남 인쇄공장에 비조합원과 대체인력을 투입해 신문 제작을 하고 있으나 제작과 배달에 상당한 차질을 빚고 있다. 한국일보는 판수를 두판으로 줄이고 면수도 40면에서 32면으로 줄였으며, 일간스포츠 초판과 서울경제, 코리아타임스 등은 세계일보에 외주를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