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밤 김병관 전 동아일보 명예회장,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 조희준 전 국민일보 회장이 구속 수감된 지 1주일여가 지났다. 관계자들은 김 전 명예회장이 건강을 이유로 구치소내 병동으로 옮겨진 것 외에 당사자들이 비교적 차분하게 수감생활을 하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대한매일사장 면회 눈길
김병관 전 명예회장은 20일 오후 서울구치소 내 병동으로 옮겨져 수감 중이다. 심근경색 증상 등을 보여 치료상 편의를 위해 병동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김 전 명예회장은 평소에도 심장 등 건강이 그리 좋은 편이 아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가족 외에 회사 임원, 고려대 총장을 비롯한 대학 관계자들이 면회를 다녀갔다.
23일에는 전만길 대한매일 사장이 면회를 해 눈길을 끌었다. 전 사장은 동아일보 10기로 80년 해직된 바 있다. 대한매일의 한 관계자는 “사장이 전날 동아일보측에 면회를 신청하고 혼자서 갔다왔다”며 “특별한 얘기를 한 것 같지는 않다. 김 전 명예회장의 건강이 좀 나아졌고 안정을 되찾은 것처럼 보였다고 했다”고 전했다.
방상훈 사장의 경우 주로 가족들이 면회를 왔으며 독서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전언이다. 방 사장은 부친인 방일영 고문의 수술로 20일 일시 석방됐다가 구속집행정지 시한이 만료됨에 따라 22일 재수감됐다. 조선일보는 서울구치소 인근 평촌지국에 자리를 마련해 면회 등 관련 사무를 처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희준 국민일보 전 회장도 주로 독서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사주간지, 경영관련 서적 등 관계자들이 하루 3권씩 책을 넣어주고 있다는 전언이다. 한 관계자는 “일요일과 검찰에 출두하는 날은 면회가 안돼 실제 면회일수가 많지는 않았다”면서 “노승숙 국민일보 사장 등 회사 관계자들과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인사들이 면회를 왔다”고 말했다.
넥스트미디어홀딩스측은 구치소 부근에 사무실을 월세로 임대해 비서실 직원이 상주, 면회 신청 대행 등의 업무를 하고 있다.
진실 법정에서 가려질 것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노조는 각각 지난 17일과 21일 노보를 통해 사주 구속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조선일보 노조(위원장 박영철)는 17일 ‘우리는 의연하게 대처할 것이다’ 라는 제목의 글에서 “우리는 이번 사태의 진실이 앞으로 법정에서 가려질 것으로기대하며 법의 최종심판을 겸허하게 받아들일 것”이라고 밝혔다. 또 “향후 우리는 한국을 대표하는 언론의 종사자로서 권력을 비롯한 어떤 외부집단에게도 공격의 빌미를 제공하지 않도록 도덕성 제고에 혼신의 힘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동아일보 노조(위원장 홍은택)는 “아직 법적 사실관계가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는데도 동아일보사의 대주주를 언론권력을 마구 휘두르고 회사 공금을 착복, 개인적으로 치부하는 언론사주의 한명으로 지목, 인격에 씻을 수 없는 손상을 입혀온 일부 언론단체와 언론의 행태에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노조는 “세무조사나 다른 제재수단을 통해 소유와 경영을 압박해서 편집에 관여하려는 여하한 시도는 어느 정권이든 절대 용납돼서는 안될 것”이라며 “권력과 비판적 긴장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언론의 힘은 독자로부터 나온다는 점에서 신문제작에서도 엄정한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