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 평양 민족통일대축전 보도를 둘러싼 논란의 한가운데에 있던 통일부 출입 기자들이 당시 취재와 관련한 고뇌를 밝혀 눈길을 끌었다.
공동취재단으로 참여했던 이충원 연합뉴스 기자는 지난달 24일 ‘기자인게 죄’라는 제목의 ‘기자수첩’에서 “북한에 다녀온 죄(?)로 요며칠 마음 고생을 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 기자는 “일부 보수언론이 반통일적인 보도를 할 수 있는 것도 결국 공동취재단이 따라왔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나왔다”며 “솔직히 일부 보수세력이 이번 사태를 어떻게 이용할 것인지 부담스러웠고, 소위 만경대 방명록 사건이 터진 뒤부터는 ‘차라리 눈감고 귀막고 다녀야겠다’고 자학하는 심정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돌출행동을 한 일부 방북단에 대해서도 “자신들의 행동에 실망한 국민 여론이 있다는 사실은 인정하려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끝으로 “진보가 온전한 의미에서 진보일 때 진정한 진보가 이뤄지리라는 변명을 하며 22일 밤 기사를 쓴 뒤 아무도 몰래 숨어 울었다. 기자인 게 죄였다”며 당시 심정을 전했다.
이동준 한국일보 기자도 지난달 25일자에 ‘통일부 출입기자의 고뇌’ 제하 칼럼에서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 방북단의 돌출행동을 알린 것은 옳았지만 그 파장이 심각한 색깔 논쟁으로 비화돼 곤혹스럽다”고 토로했다. 이 기자는 글의 말미에서 “방북단 사태는 남북이 갈라져 있는 이상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다”고 전제하며 “문제는 진보와 보수 중 한쪽 편에 설 것을 강요하는 이분화해 가는 우리 현실”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