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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국감자료 잇단 특종…"우리가 달랄땐 없다더니"

한나라당 1진기자 이회창 총재 취임 3주년 오찬 불참 배경

김상철 기자  2001.09.01 00:5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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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나라당에서 입수한 국감자료 관련 보도를 살펴보면, 조선일보는 24일자 ‘장애인 고용촉진 적립금 2년후 고갈’, 26일자 ‘마사회 기부금 자기식구 배정’, 27일자 ‘영장 없는 계좌추적 급증’, 30일자 ‘국정원 감청 급증’ 기사 등을 단독 보도했다. 또 ‘국무조정실 정부 비판 보고서 자제 지침’, ‘한통 퇴직금 5484억 부당지급’ 기사는 각각 중앙일보, 세계일보와, ‘수은 어류 130톤 유입’ 기사는 대한매일과 함께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1진 기자들의 기념 오찬 불참 문제가 불거진 다음날인 31일자에도 ‘북에 연 2000억 규모 천연가스 지원 검토’ 기사를 단독 보도하기도 했다.

한나라당의 한 출입기자는 “최근 일주일 간 조선일보 1면 머리나 사이드 기사를 보라”는 말로 이같은 양상을 표현했다. 30일 오전 회의에서 “누구는 A에게 요청했고, 누구는 B에게 연락했고, 누구는 C였다는 식으로 서로 확인해보니 특정 의원들이 자료를 선별 제공했다는 점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한 기자는 “자료를 요청했다가 거부당한 다음날 조선일보에 기사가 실리는 경우를 몇번 접했다”며 “특정 신문이 특정 정당에 우호적인 보도를 한다면 그 신문을 선호하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이같은 양상이 되풀이된다면 그것도 문제”라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조선일보측은 어디까지나 기자들이 발로 뛴 결과로, 의원들이 제대로 보도할만한 신문에 자료를 주는 것은 당연하다는 반응이다. 조선일보의 한 기자는 “정동영 의원의 ‘권노갑 퇴진’ 발언, ‘이양수 문건’ 등 그동안 민주당에서 조선일보가 단독 보도한 사례도 많았다”면서 “여기에 대해서는 별다른 반응이 없다가 한나라당과 연계설을 제기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기자들 사이에서는 총재 취임 3주년 기념 오찬에서 불거진 ‘한-조 동맹’ 논란에 대한 ‘신중론’도 개진되고 있다. 한 기자는 “당 차원이라기 보다 일부 의원들에 대한 불만이 이번에 표출된 것으로 본다”며 “의원 입장에선 특정신문에 단독 보도되면서 크게 실리는 것을 원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반면 한 기자는 “당 차원이든, 의원 개인의 성향이든 특정 언론에만 정보를 흘리는 것은 경쟁의 기본 원리에도 어긋난다”면서 “혹 특정 정당이 특정 언론과 연계해 여론을 주도해 보겠다는 의도를 갖고 있는 것이라면 그에 따른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지적했다. 김상철·서정은·박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