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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인 과로·스트레스 주의보

박주선 기자  2001.09.01 01: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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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충원 안돼 업무강도 두배 이상 증가

야근 후에도 출근·교열업무까지 떠맡아



“매일매일 시험을 치르는 기분이죠. 가판을 보면서 물먹었는지 아닌지 매일 평가를 받아요. 물먹었다면 깨지는 거야 당연하고. 하루가 끝나면 긴장이 풀리는데 저녁에는 폭탄주 자리가 많죠.”(모 신문사 법조출입 기자)

“생각해보면 업무강도가 2,3년 사이에 두 배 이상 높아졌어요. 많은 기자들이 이직을 하거나 연수를 떠났지만 인력충원이 제대로 안돼서 그렇죠. 야근을 한 다음날도 출근을 해야 할 정도입니다. 더군다나 요즘은 교열부가 없어져서 차장급 이상은 신문 대장이 나오기 전에 회사로 들어와서 교열업무까지 봐야 합니다.”(모 신문사 정치부 차장)

스트레스와 과로, 잦은 술자리 등 기자들은 건강을 지키는 일이 쉽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달 29일 영결식을 치른 고 박정수 일간스포츠 판매사업본부장(전 일간스포츠 편집국장)도 예외는 아니다. 박 본부장은 19일 새벽 수면 중에 뇌출혈로 혼수상태에 빠져 영동 세브란스 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했으나 25일 유명을 달리했다. 일간스포츠의 한 기자는 “박 본부장이 10여년 전에 신장이식수술을 받았지만 그 후에는 건강에 큰 문제가 없었다”며 “분사 이후 과로와 스트레스 때문에 갑자기 쓰러진 것 같다”고 말했다.

한달여 전인 7월 26일에는 박 모 조선일보 대구주재 기자가 급성 뇌출혈로 쓰러져 동료 기자들의 걱정을 샀다. 다행히 현재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오른쪽 팔다리가 불편해 물리치료를 받고 있는 상태다.

이와 관련, 조선일보 4월 6일자 노보는 영남지역의 취재를 담당하는 대구팀에 대해 “2명의 기자가 매일 한면을 만드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인원보충 문제가 시급함을 지적한 바 있다. 결국 건강이 과로와 무관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국민일보가 올 7월 실시한 건강 검진 결과 검진자의 20% 이상이 재검진 통보를 받았으며, 재검진자 42명중 28명의 재검진 사유가 간장질환으로 나타나 과로나 스트레스가 건강 악화의 ‘주범’으로 드러났다.

기자들의 건강을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업무 환경이 개선돼야겠지만 당장 손쉬운 방법으로 각자 건강을 돌보는 것은 어떨까. 월간 <기자통신> 기자건강 특집호에서 한의사 출신의 강용혁 경향신문 기자는 간단한 스트레스 치료법으로 “인체의 정중앙선과 양측 유두를 이은 선이 만나는 가슴한가운데인‘전중혈’ 주변을 조금 아플 정도로 문질러 줄 것”을 소개했다. 또 하루에 10분씩 스트레칭과 윗몸 일으키기를 하고, 컴퓨터 모니터를 오래본 뒤에는 5분 정도 눈 주위와 이마·관자놀이·두피 등을 부드럽게 줄 것을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