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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현 문화 고문·백인호 YTN`사장

언론노조 '극좌'매도·친정부 발언에 "당장 사퇴해라"

박미영 기자  2001.09.08 11:0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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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현 문화일보 고문이 언론노조에 대해 ‘극좌’ 운운하며 편집권 독립 움직임을 ‘중국 문화혁명’에 빗대 비판한 사실이 공개된 데 이어 YTN 백인호 사장이 ‘DJ는 YTN의 제2창업자’라며 친정부적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각각 퇴진 요구에 직면하고 있다.



김진현 고문은 지난 4일 한나라당 소속 언론국조특위 위원들을 상대로 가진 비공개 ‘조찬 강연’에서 “극좌적인 언론노조를 순치시키지 않으면 언론의 정상화는 어렵다” “정간법을 통해 편집위원회를 설치한다는 것은 언론을 중국 문화혁명기의 언론으로 만들겠다는 것” “편집권은 편집인에게 귀속되는 것”이라며 언론노조와 편집권독립 움직임을 비난했다.

이같은 발언 내용이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보도를 통해 외부에 알려지자 문화일보 노조(위원장 박민)와 기자협회 지회(지회장 예진수)는 5일 각각 성명을 내고 김 고문의 ‘사퇴’를 촉구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와 관련 기자협회 지회는 기자들을 중심으로 김 고문의 퇴진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인다는 방침이고, 노조는 5일 김정국 사장에게 김 고문의 사퇴를 공식 요청한데 이어 명예훼손에 대한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어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김 고문은 지난 3월 문화일보 주주총회에서 경영부실과 관련, 주주들로부터 강력한 질책을 받았고 회장직을 사퇴한 뒤 비상근 고문직을 유지하고 있으나 문화일보 경영과 편집제작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김 고문은 “사실상 나는 문화일보 고문이 아니다. 강연에서도 고문이 아닌 은퇴한 언론인으로서 발언하겠다고 했으며 비공개를 전제로 말한 것”이라고 밝혔다.

백인호 사장은 지난달 27일 부장급 이상이 참석한 간부회의에서 “IMF를 거치면서 어려운 시절을 보냈던 YTN이 현재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는 등 이렇게 회생하게 된 것은 정부가 지원해줬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정부가 IMF 당시 YTN에 대한 증자를 한 것은 지금으로 말하면 공적 자금을 투입한 것인데 대통령이 결단을 해서 된 것이다. DJ는 YTN의 제2의 창업자라고도 할 수 있다”며 친정부적 발언을 했다.

백 사장의 이같은 발언은 참석자 중 한 명이 사내 게시판에 올린 글을 통해 공개되면서 내부에 파문을 불러 일으켰다.

특히 백 사장은 노조가 해명을 요구하자 “발언 내용에 큰 문제가 없다”며 당초 발언 내용 일부를번복하고 나서 더 큰 반발을 샀다. 이 과정에서 보도국 한 기자는 “백 사장 발언은 공정방송의 근간을 뒤흔드는 것”이라며 항의 사표를 제출했다가 이를 철회하는 등 내부 진통을 겪기도 했다.

이같이 사태가 확산되자 백 사장은 31일 사내 게시판에 공개 사과문을 올리고 “부적절한 발언으로 내부 젊은 직원들에게 상처를 준데 대해 사과한다”며 사태 수습에 나섰으나, 노조는 “이번 발언은 공정성과 도덕성을 최고 가치로 여겨야 할 언론사 최고 경영자로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발언”이라며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퇴진할 것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