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회장은 4일과 6일 편집국 공채 30기 이상 기수 기자들과 잇따라 식사를 함께하면서 최근 신문업계 상황은 물론, 내년 대통령 선거 보도와 주 5일 근무제 실시에 따른 준비 등을 주제로 얘기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회장은 특히 신문업계 상황과 관련, “현재 신문시장에 1등은 없다”며 “중앙일보가 당장 1등은 될 수 없지만 2, 3년 정도 열심히 노력하면 충분히 1등이 될 수 있다”고 자신감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회장은 이어 “조선일보를 따라가선 1등이 될 수 없다”며 “앞으로 1주일간만 조선일보 초판을 보지 말라”고 기자들에게 거듭 당부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중앙일보 회장비서실 관계자는 “조선이 좋다, 나쁘다를 얘기한 것은 아니다”라며 “요즘 신문들이 정체성 없이 서로 베끼는 문제를 언급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남을 따라갈 게 아니라 우리 나름의 목소리, 정체성, 색깔을 가져야 독자로부터 신뢰를 받고 1등을 할 수 있다고 격려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기자는 “1등이 되기 위해선 조선일보를 따라가선 안되고, 현 시대의 흐름과 새로운 독자들의 수요에 부응하는 신문이 돼야 한다는 취지의 얘기였다”고 전했다.
홍 회장은 또 내년 대통령 선거와 관련해 “권력과의 관계에서 언론은 비판과 견제 기능을 유지해야 한다”고 전제하고는 “절대 특정 정치세력에 줄서기 하지 말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 회장은 특히 “특정 정치세력에 줄서기 하는 기자가 나타날 경우 엄단하겠다”며 강한 어조로 말했다고 한 기자는 전했다.
또한 홍회장은 내년 하반기부터 시행될 것으로 보이는 주 5일 근무제와 관련, “주말판 제작 등 변화를 선도할 수 있는 방안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주 5일 근무에 따른 독자들의 생활양식 변화를 감안한 지면 구성은 물론, 제작 시스템의 변화까지도 구상 중임을 내비친 것이어서 주목된다. 회장비서실 관계자는 이와 관련 “실제 주 5일 근무제가 시행될 경우에 대비해 주말판 제작 등 독자 서비스를 위해 신문을 어떻게 발행할 것인가 등에 대해 연구해야 한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홍 회장은 몇 차례 더 기자들과 식사를 함께 하면서 건의나 불만 사항 등을 듣고 자신의 생각을 얘기할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