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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테러 참사보도 이모저모]

박미영 기자  2001.09.1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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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과 워싱턴에서 테러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각 방송사들은 뉴스속보를 긴급 편성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였다.

MBC는 10시 10분 처음 자막을 내보낸 데 이어 10시 47분 방송 중이던 드라마 ‘선희 진희’를 끊고 뉴스속보를 내보내 방송사 가운데 가장 발빠른 모습을 보였다. 이어서 KBS가 10시 56분 정규 뉴스인 ‘뉴스라인’을 속보 체제로 바꿔 보도했고, SBS가 10시 57분 ‘여인천하’가 끝난 후 광고를 생략한 채 뉴스속보를 내보냈다.

신문도 12일자 초판의 주요기사들을 모두 교체, 1면부터 5∼10개 면에 걸쳐 관련기사를 게재했으며 석간인 국민일보와 문화일보는 12일 새벽 호외를 발간하는 등 속보경쟁을 벌였다. 특히 경향, 국민, 문화, 세계, 조선은 1면 광고를 넣지 않고 전체 면을 미 테러참사 기사로 채웠다.



○…KBS와 MBC는 뉴욕특파원이 각각 한국에 들렀다가 이번 테러로 뉴욕에 돌아가지 못했으나 마침 UN총회를 취재하기 위해 뉴욕에 가 있던 기자들이 현지 취재를 내보냈다. 김경중 MBC 특파원은 빙부상을 당해 한국에 들렀다가 사건 당일인 11일 아침(한국시간) 뉴욕행 비행기를 탔으나 미국에 도착하기 전에 폭발이 일어나 캐나다로 회항했으며, 배종호 KBS 특파원은 차장 승진 시험을 치르기 위해 서울에 와 있던 중에 사건이 터져 미국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한편 문화일보는 미 연수 중이던 최형두 기자와 한종호 기자를 즉각 현지 취재에 투입시키기도 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CNN의 위력이 다시 한번 전세계에 입증됐다. 방송 3사는 뉴스속보의 대부분을 테러 4분만에 뉴스특보를 편성, 현장중계하기 시작한 CNN을 그대로 동시 통역하는 데 할애했다. 이에 따라 테러 첫날 뉴스 속보의 경쟁력은 얼마나 동시통역을 매끄럽게 잘 하느냐에 따라 좌우됐다. MBC, SBS의 경우 기자들이 직접 동시통역을 한 반면, KBS는 전문 동시통역사를 동원하기도 했으나 일부는 매끄러운 진행이 이루어지지 않아 시청자의 불만을 사기도 했다. 또 한편으론 방송 3사가 사건의 개요와 해설을 침착하게 설명하기 보다 CNN에만 지나치게 의존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한겨레와 중앙일보가 12일자 일부 지역 배달판에 미 테러기사를 싣지 못한 것에 대해 이례적으로 사과문을 게재해 눈길을 끌었다. 한겨레는 13일자 1면 하단 박스로 ‘일부지역 미 테러기사 못 실어사과드립니다’라는 제목으로 “지역별 현지 인쇄 체제를 갖추지 못해 먼 지역에 보내는 신문일수록 빨리 제작하고 있다”며 “야간작업을 통해 사고현장의 생생한 정보를 기사화 했으면서도 전체 독자 여러분께 배달하지 못한 점을 이해해달라”고 밝혔다. 중앙일보도 13일자 2면에 사고를 싣고 “지난 7월 내린 집중호우로 인쇄시설이 침수돼 마감시간을 앞당겨 제작하고 있다”며 일부지역에 기사가 누락된 데 대해 사과했다.



○…문화일보가 12일자 1면에 지면의 반을 할애해 게재한 ‘사람들이 재를 뒤집어쓰고 탈출하고 있는 사진’을 동아, 조선, 중앙, 한국 등 상당수 조간들이 13일자 1면에 그대로 게재해 ‘탁월한 선택’이라는 평을 받았다.

특히 동아와 한국은 가판에 다른 사진을 실었다가 시내판에서 이 사진으로 교체했다. 필사적으로 탈출하고 있는 사람들의 공포에 질린 표정이 생생하게 드러나고 있는 이 사진은 당시의 상황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