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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현장 이모저모]

김동원·박미영기자  2001.09.15 10:4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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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면질의 결정에 직원들 ‘허탈’

○…국회 문광위 여야 의원들은 지난 10일 문화관광부 감사에서부터 증인채택 문제를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야당의원들은 세무조사의 정치적 의도를 밝혀야 한다며 박지원 청와대 정책기획수석 등의 증인채택을 요구한 반면, 여당 의원들은 “정치공세”라고 맞섰다. 결국 감사 첫날인 이날 문광위는 오후 늦게까지 파행을 거듭한 끝에 한나라당 의원들은 11일 전체회의를 열어 증인채택 문제를 표결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정했다.

한편, 이날 피감기관인 문화관광부 직원들은 오전 중 의원들의 발언을 예의주시하는 등 긴장한 모습이었으나 증인채택 문제를 놓고 정회가 지속된 끝에 여야의원들이 질의를 서면으로 대신하자 허탈해 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점심 이후 국감장에 나타난 김한길 문화부 장관은 증인채택 논란이 거듭된다는 소식을 듣고는 이내 자리를 떴다.



정병국 의원-한겨레 ‘신경전’

○…한편, 이날 문화관광부 국감장에선 정병국 한나라당 의원과 한겨레 사이에 신경전이 벌어져 눈길을 끌었다.

이날 국감 시작 직전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한 정병국 의원이 “공정거래위원회가 유독 한겨레리빙만 조사하지 않은 데는 특권층이 연루돼 있기 때문 아니냐”고 발언하자 한겨레가 즉각 반박하고 나선 것. 한겨레는 ‘정 의원 발언에 대한 입장’에서 “근거를 확인할 수 없는 ‘제보’와 사기사건 피해자들의 진정서를 바탕으로, 정기 국정감사 질의도 아니고,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무책임한 의혹을 제기한 정 의원에 대해 유감”이라며 “추후 필요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정의원은 11일 국정홍보처 국감장에서는 전화로 한겨레 기자와 언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홍보처 감사도 파행 거듭

○…결국 오후 늦게 증인채택에 합의하기는 했지만 11일 국회 문광위의 국정홍보처 감사도 시작부터 파행을 거듭하긴 마찬가지였다. 오전 9시부터 시작된 전체회의는 야당의 증인채택 표결처리를 막으려는 민주당 의원들의 의사진행발언이 거듭되자 결국 정회되고 간사 협의에 들어갔다. 오후 국감 역시 여야 간사 회의에서 증인채택 문제를 놓고 줄다리기가 지속되자 국정홍보처 직원들만이 텅빈 국감장 주변을 지켰다. 한 국정홍보처 직원은 “며칠 밤낮을 새워가며 요청한 자료를 준비했는데, 이렇게 여야 의원간 공방만 거듭되니 답답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특히국정홍보처 직원들은 이날 오후 2시께 국감장 밖 복도에 설치된 TV에서 오홍근 처장과 박준형 청와대 공보수석이 자리를 맞바꾸는 인사가 단행됐다는 보도를 접한 뒤 삼삼오오 모여 이번 인사 배경 등을 주제로 담소를 나누기도 했다.



박종웅 의원 휠체어 타고 참석

○…한편, 이날 단식 20일째를 맞은 박종웅 한나라당 의원은 증인채택 표결에 참석하기 위해 오전 9시 20분께 훨체어에 몸을 싣고 국감장에 나타나 강한 증인채택 의지를 보였다.

이를 본 민주당의 윤철상 의원은 “비록 견해 차이는 있지만, 오늘 병원에 입원해 건강회복에 힘쓰기 바란다”며 ‘위로’의 말을 전했다.



야당 의원들 방송 편파보도 공격

○…14일 방송위원회 감사는 증인채택이 이뤄졌기 때문인지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에서 이뤄졌으나 언론사 세무조사 등을 쟁점으로 야당의원들의 편파 방송 공세가 이어졌다. 고흥길 한나라당 의원은 “최근 방송사의 편파보도 문제가 극에 달하고 있는데 방송위는 아무런 역할을 못한 채 수수방관만 하고 있다”고 추궁하기도 했다. 같은 당 남경필 의원은 “공영방송사의 편파보도가 반복되는 것은 방송위가 정치적으로 독립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방송위원 구성을 규정한 방송법 개정을 주장하기도 했다. 여당의원들은 “방송독립을 저해하는 정치공세를 중단하라”고 맞서기도 했다.



“사태해결 안되면 권 사장 증인 채택”

○…그러나 이날 국감에서 여야의원들은 회사쪽의 합의 불이행으로 재파업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CBS사태와 관련해서는 우려를 나타내면서 방송위원회의 적극적인 문제해결을 촉구해 모처럼 한 목소리를 냈다. 김정기 방송위원장은 의원들의 추궁이 집중되자 “CBS에 대한 특별감사에 들어가겠다”고 답변했으며 최재승 문광위 위원장은 27일까지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권호경 사장과 노조 위원장을 증인으로 채택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