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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자성' 오늘은 '탄압중단'

자민련 언론세무조사 '말바꾸기'

박미영 기자  2001.09.22 11: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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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P공조가 깨지면서 한나라당과 공동 보조를 맞추고 있는 자민련이 언론사 세무조사와 관련해서도 그동안 언론사의 자성을 촉구하며 신중론을 펴오다가 갑작스레 ‘언론탄압’이라며 목소리를 높이자 정략에 따른 ‘말 바꾸기’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자민련 김종필 명예총재는 지난 18일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와 조찬회동을 갖고 ‘언론탄압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등 양당이 공동 보조를 맞출 것을 결의했다. 자민련은 이에 앞서 10일에도 ‘대한민국이 언론탄압국가로 전락했다’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한국이 언론을 억압하고 통제하는 언론탄압국으로 전락했다는 사실에 우리 국민은 아연해 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자민련은 DJP공조가 깨지기 전에는 탈세한 언론사에 자성을 촉구하는 한편 정부에도 신중을 기하라며 언론사 세무조사에 대해 다소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었다.

자민련은 국세청이 언론사 세무조사 결과를 발표한 6월 20일에는 ‘언론사의 자성과 성찰을 촉구한다’는 논평을 내고 “언론사 세무조사 결과를 보고 일부 언론에 대해 실망을 금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일부 언론들이 공기로서의 본연의 임무를 망각한 채 오히려 이를 악용하여 치부의 수단으로 삼았다는 지적에 대해 분노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6월 29일 국세청이 일부 언론사를 검찰에 고발하자 ‘정부와 언론사 모두 대승적인 차원에서 해결점을 찾아야 한다’는 논평을 냈다. 자민련은 논평에서 “언론사 세무조사가 고발사태에까지 이른 것은 매우 유감”이라며 정부는 언론사 세무조사에 신중을 기하고, 언론사는 언론으로서의 의무와 책임을 다했는지 자성해야 한다며 관망하는 자세를 보여왔다.

이외에도 김종필 자민련 명예총재가 7월 20일 대전 노은농수산물도매시장 개장식에 참석한 뒤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언론사 세무조사는 정부가 다른 의도가 있어서 하는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검찰 조사과정에서 이렇다 저렇다 얘기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말한 바 있다. 변웅전 대변인도 같은 달 6일 “(신문사가) 세금은 내되 (사주의) 구속은 자제하는 등 (정부와 언론이) 서로 한 발짝씩 물러나야 한다”고 밝히는 등 ‘신중론’을 견지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