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자 동아일보에 실린 홍호표 이슈부장의 칼럼이 논란이 되고 있다. 홍 부장은 ‘상징과 심장에 대한 테러’(사진)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미국의 테러 참사와 국내 언론상황을 연관지었다.
이 칼럼은 “전세계의 주류와 엘리트가 공격을 받고 있다. 우리 사회에도 ‘은밀한, 그러나 명백한 테러행위’가 있다”며 “대표적인 것이 메이저신문에 대한 ‘동시다발 연대테러’”라고 언급했다. 또 “주류 언론에 대한 공격은 미국 테러와 유사한 점이 많다”면서 ‘배후’가 있어 보이고 동시다발형이며, 주류 타도라는 목적을 갖고 흑막에 가려진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미국에서는 뉴욕과 워싱턴을 공격했듯이 서울에서도 심장부인 광화문에 집중되고 있다. 80여년의 역사를 지닌 한국 신문의 ‘트윈타워’, 즉 비판언론이란 상징에 대한 공격”이라고 규정했다.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독자들이 인질이 돼 있는 형국”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언론단체 관계자들은 ‘납득할 수 없는 내용’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최민희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사무총장은 “어떻게 미 테러사건에서 한국의 언론상황을 연계시킬 수 있는 것인지 상식적으로도 이해할 수 없다”면서 “신문의 칼럼으로서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동아일보의 몇몇 기자들도 “테러사건과 언론문제를 연관짓는 것은 무리한 논리 전개였다”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김영호 전 세계일보 편집국장은 “언론개혁은 일차적으로 언론계 내부 구성원들이 힘을 모아야 할 과제”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부에서 언론개혁을 요구하는 상황에까지 이른 데 대해서 자체 반성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국장은 “정치, 재벌, 검찰, 의료개혁 등 다른 분야에 대해서는 개혁을 요구하면서 정작 언론개혁 요구를 수렴하지 않고 테러사건과 연계시키는 것이 언론 본연의 자세일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