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와 영남일보에 각각 ‘왈순아지매’와 ‘쏘가리’란 제목으로 4칸 만화를 그리고 있는 중앙일보 정운경 화백(부사장대우)이 영남일보 ‘쏘가리’의 주요 줄거리나 구성 등을 며칠 뒤 제작되는 중앙일보 ‘왈순아지매’에도 사용, 만화를 재탕하고 있다는 지적을 사고 있다.
정 화백은 18일자 영남일보 4칸 만화 ‘쏘가리’(3294회)의 첫째 칸 그림인 비행기가 불타는 세계무역센터와 충돌하기 직전의 장면과 둘째칸 그림인 이를 TV를 통해 지켜보던 쏘가리가 “이장면 200번도 더 봤다”고 말하는 장면을 중앙일보 19일자 ‘왈순아지매’(8436회)에도 사용했다. 첫째 칸 그림에서 충돌 직전의 비행기를 바라본 위치와 둘째 칸 그림의 주인공만 쏘가리에서 왈순아지매로 바뀌었을 뿐이다.
정 화백은 이에 앞서 지난달 30일자 중앙일보 왈순아지매에도 사흘전인 8월 27일자 영남일보 ‘쏘가리’의 줄거리와 구성을 그대로 옮겨놓았다. 이날자 왈순아지매는 IMF 위기를 극복할 수 있게 한 1등 공신은 대통령(DJ)이나 경제관료(진념)가 아닌 소주라는 풍자적인 내용을 담은 것으로, 영남일보 27일자 ‘쏘가리’의 주인공과 마지막 넷째 칸 그림의 일부만 다를 뿐 전체 줄거리나 구성은 똑같았다.
이와 관련해 중앙일보의 한 기자는 “그림 창작이 어려운 작업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이미 다른 신문에 게재했던 그림을 사실상 재탕하는 것은 온당치 못한 처사”라고 말했다.
중앙일보 정 화백은 “지방지인 영남일보에 실어 반응이 좋았던 그림을 리메이크하는 것으로 재탕은 아니고 상황만 빌려온다”며 “만화가 힘들어서 가끔 그런 적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