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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기자상 심사평

'1조 쏟은 보령복합화력발전소…'`실책 책임자·원인 취재 돋보여

이동근  2001.09.2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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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수원 주변 제초제 살포 파문’ 잠복취재 등 기획력 ‘호평’





이동근

이달의 기자상 심사위원

조선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모두 33편이 응모한 제132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의 특징으로는 취재보도부문의 응모가 다섯 편으로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었다는 점과 이에 비해 11편의 응모작이 몰린 기획취재보도 부문의 치열한 경쟁을 들 수 있겠다. 또한 전문보도부문의 응모도 회를 거듭하면서 경쟁이 높아지는 현상이 눈에 띈다.

먼저 취재보도부문에서는 문화일보의 ‘1조 쏟은 보령복합화력발전소 고철로’가 수상했다. 1조원 가까이 투입된 발전소가 졸속 추진으로 제 몫을 하지 못하고 막대한 예산만 소진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내용 자체가 충격적일 뿐 아니라 그 실책의 책임자와 원인 등에 대한 취재가 돋보여 심사자들로부터 높은 점수를 얻은 것으로 여겨진다. 이 외에도 한국일보의 ‘동강 2급수 전락과 오염현장’ 과 문화일보의 ‘미 노근리 이틀간 공중공격’도 수작으로 평가받았으나 1위 작품에는 견주지 못했다.

기획취재보도부문에 응모한 많은 작품들은 대부분 훌륭한 것들이었기 때문에 심사위원들이 최종적으로 중앙일보의 “서울 속 옌벤-‘중국동포 타운’ 시리즈”에 손을 들어주면서도 역시 중요한 사회문제들을 다룬 다른 작품들에도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는 빛이 역력했다. 수상작은 우리 사회에 소수집단으로 부상하고 있는 조선족 문제를 설문조사 등 다양하고 체계적인 접근법으로 다루었을 뿐만 아니라 사안에 대한 각계의 입장들을 골고루 소개함으로써 균형을 이루는데 애쓴 점이 심사위원들의 좋은 평을 얻게 된 것으로 여겨진다. 그 밖에 세계일보의 ‘파렴치 문화의 정점-장애인 울리는 가짜 장애인 전면 해부’와 문화일보의 ‘2001년 10대 성매매 보고서’도 중대한 사회 문제들을 파헤쳤다는 점에서는 높은 평가를 받았으나 기획력에서 중앙일보의 “서울 속 옌벤 …”을 능가하지는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총 다섯 편이 응모한 지역취재보도 부문에서는 동일한 작품을 전문보도 부문에도 동시에 응모한 대구방송의 ‘울릉도 용오름 현상 언론사로서는 처음 보도’를 심사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하였는데 이는 본 보도가 영상적인 면이 대부분인 것으로 평가했기 때문이다. 중부일보의 ‘빗나간 경찰의리, 음주경찰 은폐용 혈액 바꿔치기’와 강원일보의 ‘상수원 주변 제초제 살포 파문 및위협받는 상수원 시리즈’가 공동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경찰의 음주운전자 봐주기 관행으로서의 혈액 바꿔치기는 비록 오래된 수법으로 알려져 왔으나 이처럼 일개 기자의 신분으로서 경찰관이 연루된 문제를 파헤쳤다는 점이 높이 평가받았고 대부분의 TV 뉴스가 이를 받아 보도했음도 본 보도의 우수성을 간접적으로 인정받은 것으로 평가하였다. 강원일보의 ‘상수원 …’ 역시 사안의 중대성과 잠복취재 등 기자의 기획력이 높이 평가받았고 대부분의 중앙지들도 이를 받아 보도하였다.

총 여섯 편이 응모한 지역기획보도 부문에서는 국제신문의 “녹화외면이 ‘찜통 부산’ 자초했다”와 여수MBC의 “갯바위에 핀 꽃 ‘굴’”이 경합을 벌이다가 최종적으로 국제신문의 ‘녹화외면 …’ 만이 선정되었으나 많은 아쉬움을 남긴 심사였다. 일부 심사위원 중에는 과학적인 근거가 희박하다는 비판도 있었으나 올 여름 유난히 무더웠던 날씨와 녹화사업을 연결시킨 아이디어와 대구와 부산의 날씨를 비교했다는 점이 많은 심사위원들을 감동시킨 결과로 해석된다. 한편 여수MBC는 ‘꼬막’ 이라는 작품도 동시에 출품하였는데 오히려 변별성이 없는 이 두 작품을 묶어 하나로 출품했더라면 더 좋은 평가를 받지 않았겠는가 하는 아쉬움이 든다.

전문보도부문에서는 문자 그대로 전문보도 네 편과 비회원사이기 때문에 이 부문에 응모한 내일신문의 작품 둘을 합해 총 여섯 편이 경합을 벌여 최종적으로 대구방송의 ‘울릉도 용오름 현상 언론사로서는 처음 보도’가 선정되었다. 앞으로는 비회원사가 전문보도부문에 출품할 경우 매우 탁월한 것만 추천해야 할 것이라는 심사위원들의 주문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