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테러 사건에 대한 CNN 보도를 생방송으로 중계하는 과정에서 원활한 동시통역이 이뤄지지 않아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KBS, MBC, SBS 등 방송 3사는 테러 사건이 발생하자 뉴스특보를 긴급 편성하고 CNN 생방송 화면을 동시통역사와 기자들의 통역으로 내보냈다. 이 과정에서 일부는 더듬고 빼먹는 등 실수를 연발했으며 KBS는 통역을 제대로 하지 못해 한숨 쉬는 소리가 방송에 나가 인터넷 게시판에 시청자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이번에 CNN을 통역한 동시통역사들은 대부분 방송사 소속이 아닌 프리랜서들. 사건이 터지자 각 방송사에선 동시통역사들을 긴급 투입했으나 전문적인 방송훈련을 받지 못한 통역사들은 매끄러운 진행을 하지 못했다.
방송사들이 동시통역사를 고용하지 않고 프리랜서를 쓰는 것은 비용절감 차원에서다. CNN 생방송을 중계할 만한 대형 사건이 자주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상시적으로 고용할 필요가 없다는 것. 그러나 기자들은 방송사들이 좀 더 멀리 내다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한 방송사 기자는 “5년 후든 10년 후든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사건·사고에 대비해 방송에 적합한 전문적인 동시통역사들을 확보할 수 있는 훈련과 투자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동시통역을 할 수 있는 기자들에 대한 투자도 필요하다고 말한다. 시청자들은 단순한 직역보다는 적절한 해석과 설명을 덧붙여주길 원하며 기자들이야말로 이러한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동시통역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지금과 같은 생방송 중계를 지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방송사 기자는 “CNN은 앵커와 기자들의 말이 굉장히 빠르기 때문에 아무리 실력있는 통역사라 해도 완벽을 기할 수 없다”며 “처음 속보 단계에선 생방송으로 중계할 필요가 있지만 그 단계가 지나면 CNN을 녹화해 미리 한번 듣고 통역을 하면 방송은 CNN보다 10분 정도 늦게 나가겠지만 훨씬 정확하고 질 높은 서비스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