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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들 "추석이 부담스럽다"

신문.방송팀 종합  2001.10.0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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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여금 삭감… 임금 장기 체불…

지방사 IMF 당시 삭감 임금 고수…무기한 전면 파업 등 사태 심각





“추석이 부담스럽다”

최근 상여금 삭감, 장기 체불로 고통받고 있는 언론사가 부쩍 늘어나면서 추석을 맞는 기자들의 표정도 그리 밝지만은 않다. 추석을 전후해 파업에 들어가는 언론사도 있다.

상여금 500%를 반납한 한국경제신문의 한 기자는 “업계 전반이 어려우니 상대적 박탈감이 덜하긴 하지만 추석이 그렇게 즐겁지는 않다”고 말했다.

상여금 300%가 삭감된 한겨레의 한 기자는 “기자들의 경우는 맞벌이가 많아 그래도 좀 나은 편이고 문제는 업무직쪽”이라며 “몇 % 삭감이 문제가 아니라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게 답답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임금교섭 결렬로 파업에 들어가거나 체불이 누적돼 온 일부 지방 언론사의 경우 사정은 더 심각하다. 특히 지방지들의 경우 IMF 당시 삭감된 임금 수준이 여태껏 지속돼 온 곳이 많아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지난 26일부터 무기한 전면파업에 들어간 광주매일의 한 기자는 “지난 97년 IMF 때 삭감된 임금수준을 지금까지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회사는 또 동결을 주장하고 있다”며 “월급수준은 물가 인상률에도 미치지 못해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다. 추석도 주머니 사정상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IMF 이후 경영난으로 총 12개월여에 이르는 장기 체불로 고통을 겪어 온 대전일보의 한 기자는 “추석이 즐거울 수 있겠냐”며 “이달 말까지 회사쪽에서 외부자본 유치 등 뚜렷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을 경우 노조 차원의 대응책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중도일보의 한 기자는 “대전지역의 다른 일간지에 비해 사정은 나은 편이지만 일부 체불과 상여금 정상 지급 문제가 있어 어렵기는 마찬가지”라며 “지방지 기자들에게 추석은 더 이상 이벤트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충청·호남권보다 사정이 괜찮다는 경남지역의 한 신문기자 역시 “IMF 이후 긴축경영으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지방지 상황에서 명절이 특별한 의미를 갖겠느냐”며 “회사 경영이 제 궤도에 오르는가가 최대 관심사”라고 말했다.

한편, 27일 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추석을 앞두고 4만2,000여명의 노동자들이 임금체불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