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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매일 폐업 위기

박주선 기자  2001.10.13 10:4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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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주 사장 “이달 중 정리절차 밟겠다”

비대위 극적 타협 기대…정상화 방안 부심





노조 파업과 회사측의 직장폐쇄로 지난달 27일부터 신문 발행이 중단된 광주매일에 폐업설까지 제기되고 있다.

고경주 광주매일 사장은 11일 본지와의 전화 통화에서 “10월내에 폐업을 할 계획”이라며 “25억원의 청산자금도 마련했고, 사실상 회사 정리절차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폐업 이유에 대해서는 “적자가 나는 기업은 시장논리에 따라 정리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조가 이달 안으로 누가 보더라도 그럴 듯한 경영 정상화 방안을 마련해온다면 폐업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며 여지를 남겼다.

사원들은 폐업과 관련한 회사의 공식 입장을 전달받지 못한 가운데 12일자 내일신문(광주지역판)의 ‘광주매일 폐업한다’는 보도를 시작으로 폐업설이 확산되자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다. 노조조차 지난 9일 고 사장이 노조 간부 등과의 오찬 모임에서 “폐업을 일단 유보하고 노조가 경영정상화 방안을 갖고 오면 검토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데 따라 경영정상화 방안을 모색하던 터였다.

그러나 고 사장의 폐업 관련 강경 발언이 잇따르면서 사내에서는 폐업의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더욱이 10일경 사내 인터넷 회선, 전화선 등을 끊고, 기자들에게 지급한 휴대폰을 회수하는 등 일련의 회사 움직임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 노조가 파업 중에도 신문 제작에는 참여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파업 다음날부터 회사는 신문 발행을 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노조는 최악의 경우인 폐업에 대비하되 우선 고 사장이 밝힌 대로 경영정상화 방안 마련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이다. 노조와 부장단, 지역주재기자 대표들은 12일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하고 정상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91년 창간된 광주매일은 광주지역 내에서 상대적으로 자금 사정이 좋은 언론사로 손꼽혀왔다. 광주매일의 지분 구성은 송원그룹의 고제철 회장과 장남인 고경주 사장이 97.5%, 1.2%를 각각 소유하고 있는 형태다(2001 문화관광부 국감자료 참조). 송원그룹은 건설, 레저, 유통업체를 거느린 재무구조가 탄탄한 기업으로 광주매일에 연간 최고 25억원 가량의 지원을 해왔다.

모그룹의 경영위기 등 불가피한 이유없이 회사측의 일방적인 폐업설 제기에 대해 사내에서는 경영진의 무책임한 결정이라는 비판의목소리가 높다. 특히 97년 외환위기 당시 삭감된 급여가 현재까지 회복되지 못한 상황에서 이를 참고 견뎌온 사원들로서는 배신감마저 느끼고 있다.

그러나 현재로선 비대위가 경영정상화 방안을 마련해 15일경 회사측에 제출할 계획이고, 고 사장도 이를 검토할 의사가 있다고 밝힌 만큼 폐업 여부는 좀더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