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관광부가 민영미디어렙법안 제정과 관련 규제개혁위에 제출하기 위해 외부기관에 맡긴 시뮬레이션 결과가 나온 지 한 달여가 넘도록 규개위 제출을 하지 않고 있어 의혹을 낳고 있다.
문화부는 지난 1월 규개위가 “객관적 연구기관에서 만든 계량적 분석자료를 조속한 시일 내에 보완 제출하라”는 요청을 함에 따라 외부기관에 시뮬레이션 작업을 의뢰, 9월 초 결과 보고서를 받았으나 특별한 이유 없이 규개위 제출을 미루고 있다. 결국 규개위의 보완자료 요청이 있은 지 9개월 여가 지나도록 자료제출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문화부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문화관광부 장관이 바뀌는 등 사정이 있었다. 시뮬레이션 결과를 규개위에 제출하게 되면 당장 커다란 논란이 예상되는데, 이같이 사안이 민감한 만큼 신임 장관이 충분한 이해를 한 후에 규개위에 제출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시뮬레이션 결과는 객관성을 보장하기 위해 외부기관에서 아예 보고서 형태로 200부를 인쇄해서 문화부에 제출한 것으로, 문화부의 검토가 필요한 성질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같은 해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문화부가 자료제출을 미루는 것은 문화부 관계자가 밝힌 대로 시뮬레이션 결과가 규개위에 제출되면 또다시 언론사간 논란이 예상되는 만큼 일단 피하고 보자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방송계에서는 이해당사자들 눈치를 보느라 개혁법안의 하나로 추진됐던 민영미디어렙이 실종될 위기에 처한 것 아니냐는 우려를 하고 있다. 특히 주무 기관인 문화부가 법안 제정에 의지를 보이지 않을 뿐 아니라 규개위에서 통과된다고 하더라도 차관회의, 국무회의를 거쳐 국회에서 또다시 공전될 가능성이 높아 올해 안 통과는 사실상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