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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현장취재 기자들

"국경지대 찾아가 몸으로 부딪혔다"

박주선 기자  2001.10.20 11: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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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로 대부분 차단…기사쓰기 한계



낙후된 통신시설·바가지 요금도 한 몫







“정통한 정보를 가진 취재원을 찾아 취재하기보다는 국경지대로 가서 직접 몸으로 부딪혔어요. 고급 정보를 얻기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죠.”

지난달 25일 이슬라마바드에 파견됐다 19일 오전 귀국한 옥철 연합뉴스 기자는 현장 취재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사전 준비가 부족한 상태에서 파견되다 보니 현지 상황에 익숙하지 않고, 고급 정보를 줄 유력 인사와 접촉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라는 얘기다. 자연히 전체적인 미국의 공격 상황을 파악하기에는 국내 데스크보다 현지기자들이 더 어려웠다고 한다.

9월말 이슬라마바드에서 국내로 돌아온 강충식 대한매일 기자 역시 “현장 스케치 기사를 쓰는 데는 어려움이 적었지만 전체적인 윤곽을 파악하고, 스트레이트 기사거리를 찾는 것은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취재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현지발 기사도 최근 몇 차례 실렸다. 이슬라마바드에 파견된 박상주 문화일보 특파원은 “보이는 것도 보도할 것도 없다”는 기사(15일자)에서 “이슬라마바드의 거리는 조용하고, 미국이 공습을 한다는 사실 이외에 알려지는 정보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박 특파원은 “과거 걸프전과 코소보 전쟁 때는 정례적인 브리핑을 통해 지나칠 정도로 자세하게 전황을 공개했는데 이번엔 정보통로가 거의 차단돼 있다”고 얘기한 영국 런던 소재의 아랍계 신문인 알하야트지 사다비 국제부장의 말을 인용하기도 했다.

하성봉 한겨레 기자는 현지의 낙후된 통신시설과 ‘바가지 요금’ 역시 취재의 어려움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18일자 취재파일에 따르면 “타지크 호텔에서 인터넷이 가능한 컴퓨터는 4대뿐이며, 그나마 사용료도 상당히 비싸다”고 한다. 아프간 북쪽국경과 접한 타지크로 들어가기 위해 두샨베행 항공표를 구하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9월 중순께 이슬라마바드에서 파견됐던 박범수 MBC 기자 얘기도 다르지 않다. 박 기자는 “파키스탄의 행정시스템이 체계적이지 않아 파키스탄 국경지역에 들어가기 위한 절차를 밟는데만 이틀이 걸렸다”고 말했다.

현지 취재기자들의 고충은 이처럼 여러 가지로 나뉜다. 한 언론사 국제부 차장은 “‘전쟁 취재 매뉴얼’을 만들고, 사전에 철저한 준비를 한다면 예견된 고충은 다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