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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질환 술잔으로 전염 된다 안된다'

KBS-MBC 상반된 보도 '혼란'

박미영 기자  2001.10.27 11:0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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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KBS와 MBC가 ‘간의 날’을 하루 앞두고 내보낸 간염 관련 보도에서 MBC는 여럿이 함께 먹는 우리 식사 문화가 ‘간질환 확산의 요인’이라고 보도한 반면 KBS는 이는 ‘잘못된 상식’이라며 상반된 보도를 해 시청자들을 혼란스럽게 했다.

MBC는 이날 뉴스데스크 ‘유전적 영향 크다’에서 “유독 한국 사람들에게 간질환이 많은 이유가 뭘까요? 유전적 요인에다가 식사문화에도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라는 앵커 멘트에 이어 “간염 바이러스는 성적접촉이나 식사 과정에서도 전염되는데 여럿이 함께 먹는 우리의 식사문화도 간질환 확산의 한 요인”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같은 날 KBS는 뉴스9 ‘방치할 수 없는 간 질환 치료’에서 간염 환자들이 취업 등의 불이익을 받고 있는 사실을 보도하며 “B형 간염환자들과 접촉하거나 술잔을 돌리면 바이러스가 전염된다는 잘못된 인식이 워낙 굳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일상적인 생활에서 피를 많이 흘릴 이유가 없기 때문에 사회생활에서 제한을 받아야 할 이유는 하나도 없는 상황”이라는 대한간학회측의 인터뷰를 내보냈다.

이같은 보도가 나가자 MBC 뉴스게시판에는 “의학 교과서에도 간염 전염경로로 혈액, 성적 접촉만을 언급하고 있는데 왜 검증되지 않은 기사를 내보내느냐”는 항의 글이 수십 건 올라왔다.

이에 대해 MBC 정규철 의학전문기자는 “가족간에 함께 떠먹는 식사는 반복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감염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직장 등 일반 회식 자리 같이 일회성으로는 전염되지 않는다”며 “한국사람에게 간질환이 많은 이유에 초점을 맞춰 보도했기 때문에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MBC는 23일 ‘잘못된 간상식’이라는 제목으로 “B형 간염은 술잔을 돌리거나 식사를 같이 하는 등 일상적인 접촉으로는 전염되지 않는다”는 ‘정정성’ 보도를 내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