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챤아카데미는 다음달 2일부터 사흘간 동숭아트홀 하이퍼텍 나다에서 제1회 대화영화제 ‘미디어 온 더 필름’을 연다. 미디어에 대한 주요한 이슈들을 담은 7편의 장편영화와 12편의 단편영화가 무료로 상영된다.
크리스챤아카데미는 “문화, 종교, 계층 등 현대사회를 형성하고 있는 요소들간의 관계와 소통의 의미를 찾기 위해 대화영화제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영화제의 첫번째 주제로 ‘미디어’를 상정한 것은 “소통의 다리 역할을 해야 할 미디어의 진정성을 찾고, 그것을 올바르게 읽고 비판적으로 수용하기 위해”서다.
개막작인 ‘카메라를 든 낯선 사람’은 1967년 미 캔터키 동부에서 발생한 휴 오코너 감독의 살해 사건을 조명한 60분짜리 다큐멘터리. 캔터키 광산산업이 사향길을 걸으면서 이 지역의 빈곤한 생활은 언론을 통해 끊임없이 공개되고 이에 분개한 한 주민은 오코너의 촬영팀을 향해 “우리의 가난에서 썩 꺼지라”며 방아쇠를 당긴다. 이 영화의 감독인 앨리자베스 바렛은 “가난한 사람들이 카메라에 담겨질 때 그들은 수치심이 없을까? 영화를 만드는 우리는 그것을 장담할 수 있는가?”라며 미디어의 윤리적 측면에 대한 중요한 질문들을 던지고 있다.
미국 흑인사회의 제 목소리를 찾아준 흑인신문사들의 개척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블랙프레스’와 미국의 퍼블릭액세스에 대한 진귀한 자료들을 통해 역사적 고찰을 시도하는 다큐멘터리 ‘에브리원스 채널’도 주목을 끄는 작품. 분쟁의 땅 팔레스타인을 배경으로 전쟁 이야기에만 몰두하는 미디어를 문제삼은 ‘뉴스타임’, 문화적 다양성을 먹어치우는 할리우드 영화산업을 비판한 ‘헐리우드의 그늘속에서’도 흥미롭다.
이밖에 아내를 의심해 몰래카메라를 설치하는 남편의 이야기 ‘홈비디오’(감독 김성호), 뉴스를 과신하는 현대사회의 심리를 꼬집은 ‘뉴스데스크’(감독 허종호), 미디어 중독증을 응시한 ‘TV부인’(감동 유진희) 등 미디어를 둘러싼 다양한 이슈를 제기하고 있는 국내 단편영화 12편도 상영된다.
행사 첫날인 2일 오후 5시에는 ‘미디어 테러리즘’을 주제로 개막포럼이 열린다. 원용진 서강대 교수가 발제자로 나서며 유선영 언론재단 연구원, 은혜정 방송진흥원 연구원, 정길화 MBC PD 등이 패널로 참가한다. 02-993-5573